[VOM 칼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중도입국청소년들

경기도 다문화예비학교 중도입국청소년 이야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아이들

▲ 필자와 함께 ‘경기 다문화학생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 참석한 다문화예비학교 중도입국학생들(2013.9.28)

 

다문화언어강사란?

다문화언어강사는 다문화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이중언어가 가능한 강사를 학교에 지원해서 다문화 학생들의 학업 및 학교생활적응에 도움을 주는 제도이다. 다문화언어강사가 담당하는 업무는 다문화가정학생의 한국어 및 모국어교육담당, 다문화가정학생의 학교적응활동 및 상담활동지원, 일반 학생의 편견해소를 위한 다문화이해교육 담당이다.

다문화언어강사들은 이주민자녀, 중도입국청소년들의 학교생활적응을 위해 한국어교육, 모국어교육, 상담, 통역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다문화어린이, 청소년들의 학습과 생활을 보조한다. 또한 일반학급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원어교육과 다문화이해교육 등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알아가고 서로 소통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학교, 교실문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도입국청소년이란?

○결혼이민자가 한국인 배우자와 재혼하여 이전 결혼에 의한 본국의 자녀를 데려온 경우 ○국제결혼가정의 자녀 중 부모의 본국에서 성장하다 청소년기에 재입국한 경우 ○외국인근로자가 입국 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본국에 있는 자녀를 데려오는 경우 ○탈북여성이 외국인과 사이에서 제3국에서 출생한 자녀를 데려온 경우를 말한다.

다문화예비학교란? 

중도입국 및 다문화 가정 자녀로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여 일반학급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학생들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및 조기 적응 교육을 실시하여 한국문화의 이해 및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

  자료집 다운받기  2016 경기도 다문화예비학교 운영매뉴얼.pdf  

정보 부족으로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2016 경기도 다문화예비학교운영 매뉴얼이 나와 있지만 많은 이주민들은 정보부족으로 중도입국자녀들이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자녀들은 복지관이나 이주민센터의 한국어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거나, 대안학교나 대학에서 한국어과정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만약 집근처에 다문화예비학교가 있다면 자녀를 입학시키는 것이 일반 학교 적응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일반학급과 통합교육도 이루어지고 다문화예비학교에서는 한국어, 한국문화, 모국어를 배울 수 있고 졸업장도 함께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중도입국청소년들

1. 의사소통, 학교생활 적응, 대인관계 등의 어려움

중도입국청소년 대부분은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 소통의 어려움에 학습의 어려움까지 가중되고 있다. 입국 후에도 학교에 한국어 교육 시스템이 미비해서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거나 설령 입학을 하게 되더라도 한국어 소통능력이 미숙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은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교육에 불만족하고, 학습동기가 결여되어 있다. 일부 학생들은 다문화예비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지만, 교과과정에서 요구하는 한국어 수준에 미달될 뿐 아니라 모국과 교육과정과 학교문화가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인관계 문제로 친구, 교사와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조선족 학생이라 할 경우에도 억양과 문화가 다르다 보니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사례 1] 중2여학생인데 부모가 조선족이지만 중국에서 한족학교를 다녀다 보니 한국어도 서투르고 특히 교과목을 따라 가지 못해서 학원도 다녔다. 비교적 영리하고 진취적인 학생이었지만 학급친구들과 관계 형성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모국에서 온 학생들과만 어울렸다. 미용학원을 다니면서 끝내 자퇴를 했다. 여학생의 경우 예쁜 옷 입고 화장하고 사회 생활을 하고 싶어서 자퇴하는 경우도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꿈이 없어 자퇴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님들이 직장 때문에 아이들과 오래 동안 떨어져 지내는 경우도 많다 보니 아이를 한국에 데려왔어도 아이들을 컨트롤 할 수 없고 부모가 아이에게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다.

2. 가족관계 : 재혼 가정의 자녀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에 입국하여 다른 언어와 문화로 고통 받고, 새아버지나 새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심리가 불안한 자녀들도 있다. 언어적 문제는 학교생활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족 구성원들과의 관계 형성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자녀들은 한국에 입국을 했어도 부모와 함께 있지 못하고 할머니, 고모와 함께 지내는 자녀들도 있다. 친부모라 할지라도 생계를 위해 건설현장이나 핸드폰조립회사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자녀와 대화 할 시간도 별로 없어 소통에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진로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떻게 아이를 가르쳐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지인이 모 대안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그 분한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사례 2] 대안학교 다니는 한 아이는 중학교를 다녀야 할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초등학교 다니는 동생을 학교에서 귀가하면 돌보고 있다고 한다. 동생을 돌  볼 사람이 없어서 공교육에 입학을 안 시킨다는 것이다. 보모도 아니고 지인 분은 마음이 아프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3. 시스템의 문제 : 학교장 재량으로 사라지는 다문화예비학교

한 학교가 다문화예비학교로 선정이 되면 적어도 3년 정도는 지속되어야 하는데 학교장 재량이라 학교장이 바뀌면 다문화예비학교 과정도 사라진다. 학생들은 아직 남아 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는 다문화예비학교에서 1년 반 근무하고 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겼지만 그  학교 중도입국학생들은 어려움이 있을 때 연락오곤 한다. 초창기에는 중도입국학생들이 학교에서의 친구관계 문제, 자격증이나 진로 문제 때문에 상담요청 하는 경우가 많다.

4. 비자문제 : 만18세가 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중도입국청소년 대부분은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성장해나가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외국인’으로 보일 뿐이고 정부 복지 대상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 혜택을 적게 받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적다.

필자가 있는 다문화예비학교 학생 경우는 동포외국인근로자 자녀로서 만17세인데 18세가 되면 성인이 되니까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따로 제과제빵국가자격증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중국어로 된 기출문제가 없다보니 필자가 번역을 해서 설명해주기도 했다.

5. 심리적 불안 : 모국 친구들과만 지내는 경우 많아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일반학교의 교과목을 따라 가기 힘들고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지만 제일 힘든 점은 심리적 불안이다. 다문화예비학교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다문화언어강사가 오고부터 중도입국청소년들의 표정이 밝아졌다고 한다. 낯선 환경에서 이중언어가 되는 선생님이 들어주고 믿어주고 소통이 되다 보니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다른 사람한테도 마음을 열기 시작하였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은 한국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 보니 쉽게 다가가지 못해서 모국 친구들과만 지내는 경우가 많다.

6. 정체성 혼란 : 이중 문화 속에서 정체성 문제

중도입국청소년은 보통 결혼이민자가 한국인 배우자와 재혼하여 본국의 자녀를 데려온 경우와 국제결혼가정의 자녀 중 외국인 부모의 본국에서 성장하다 청소년기에 재입국한 청소년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을 향한 사회적 인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정착하게 되는데 사회는 이들을 외국인으로 밖에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편견을 갖고 차별적으로 대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청소년기에 낯선 나라에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 문화 속에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중도입국학생들은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할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 살고 싶어 한다. 이 아이들은 한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아이들이 많아 잠정적 한국인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이들은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은 스스로 의지를 갖고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한국어 습득, 학업과 취업을 위한 부담감 때문에 이중고통을 겪고 있다.

중도입국 자녀도 우리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고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이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 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수립과 교육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이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복지정책 및 제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서태실 | MWTV 기자단 5기 xts9756@hanmail.net

2013.9~2014.12 중학교 다문화예비학교 이중언어강사로 근무

2015.3~2016.8(현재) 초등학교 다문화언어강사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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