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M칼럼] 내 안의 배제와 우리 안의 차별을 부수고 함께 싸워야 합니다

내 안의 배제와 우리 안의 차별을 부수고 함께 싸워야 합니다

민주노총 내 건설이주노동자와의 갈등과 관련하여

박유리 |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부장


▲ 1월 22일부터 3일간 새벽, 경기도 동탄의 한 건설 현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주노동자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고용 근절을 요구하는 사건이 있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배척 행위는 이후에도 몇 차례 이어졌다.

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폐지를 요구하며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2004년, 380일의 농성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후 투쟁에 함께 했던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2005년 이주노조를 설립하였습니다.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지 10년 만인 2015년 설립 필증을 쟁취했습니다. 이주노조 만이 아니라 금속노조, 성서공단노조, 건설노조에도 이주노동자가 조합원으로 함께하고 있는 곳이 민주노총입니다.

배제와 배척의 현실

그러나 최근 경기도의 한 건설 현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현장을 봉쇄하는 투쟁에서 이주노동자 신분증을 검사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고용 근절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전북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단속을 요구해 5명의 이주노동자가 단속 추방된 사건이 발생하고 민주노총이 사과 성명을 발표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주인권·시민·사회단체에서 이주노동자 배척 행동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민주노총과 건설노조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을 엄중히 받아들이며 이주노조, 건설노조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 2월 8일 건설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이 건설산업연맹 김금철 사무처장에게 민주노총 내의 차별과 배제를 멈추고 화합하기를 청하고 함께 포즈를 취했다.

건설 노동자의 현실

건설노조는 투쟁으로 시공참여자 제도를 폐지하고 다단계 하도급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제도 개선을 이뤄내며 건설 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개선해왔습니다. 그러나 건설 자본가들은 건설 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상승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민주노총 건설조합원들의 고용을 회피하고 있고 정부는 건설노조의 생존권 사수 투쟁을 불법으로 매도하며 건설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공안 탄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건설 경기가 침체되자 건설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는 시도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정주노동자·이주노동자 상관없이 짐승 같은 상황에 처해질 수 있는 곳이 건설현장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건설현장에서 미등록이주노동자의 현실은 더욱 참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고용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받고 폭력에 노출되고 산업안전교육도 받지 못한 채 위험한 작업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체의 문제

건설 노동자가 처한 현실의 근본적 원인이 미등록이주노동자 고용이 아님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배척하며 내 안의 배제와 우리 안의 차별을 이용해 가장 약한 고리로 손쉽게 투쟁을 조직하려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민주노총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주노조의 “노동자는 하나라는 민주노조의 기본정신 아래 단결하고 연대하며 배척이 아닌 단결로, 불법이 아닌 동지로 함께 투쟁하자”는 절절한 호소를 가슴 깊이 받아들이며 해결의 노력을 다하려 합니다.

건설노조와 함께 건설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법 다단계 하도급 근절 공동투쟁 방안 및 민주노총과 건설노조의 입장과 방침을 마련하는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안의 차별과 배제가 있었음을 감추지 않고 공론화하여 인식의 변화를 위한 토론 및 교육을 끊임없이 진행하겠습니다. 또한 이주노동자를 차별하는 모든 정책과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을 중단하기 위한 투쟁도 민주노총이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하겠습니다.

모든 노동자는 하나!

더 많은 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고 함께 싸워야 승리할 수 있음을 투쟁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배워왔습니다. 자본과 정부의 공격에 맞서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함께 투쟁할 수 있도록 우리 안의 차별과 배제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한번에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 민주노총이 해결의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따끔한 질책과 노동자는 하나임을 재확인하며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거듭나도록 응원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박유리 |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부장

민주노총에서 일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실에서 이주노동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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