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M인터뷰] ‘이런 데서 사람이 사나요?’ 이주노동자 주거권을 파헤친 <단비뉴스>를 만나다

‘이런 데서 사람이 사나요?’ 이주노동자 주거권을 파헤친 <단비뉴스>를 만나다

[이주민방송 / 정현환 기자] 여기 네 사람이 있다.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그리고 바지선. 땅과 바다를 누비며, 이주노동자의 주거 실태를 파악해 세상에 알린 사람들이 있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단비뉴스> 소속 김지연, 이정헌, 최유진, 홍석희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인간의 기본권 중에서 가장 기본인 의식주에서 ‘주(住)’에 집중해, 지난 5월 11일 뉴스통신진흥회에서 주관하는 제2회 탐사·심층·르포 취재물 공모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기사는 우리 사회의 최약자 그룹인 ‘외국인 노동자’와 ‘약자의 주거환경’의 참상을 보여줬고, 외국인 노동자의 주거 공간의 미비점과 비인간적인 생존 현장을 스케치, 인터뷰, 동영상 등 다양한 전달수단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줬고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로 저널리즘적 완성도가 높다.”

공모전 심사위원들은 이 4명의 취재물을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의 현주소를 밝힌 <단비뉴스> 소속 기자들의 노력에, 수상 이후 현재 많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년 4명이 밝힌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는 어떠했을까. 이들이 취재하면서 느낀 바는 무엇이었을까. 인터뷰는 지난 6월 9일 이주민 방송국에서 이뤄졌다. 아래는 <단비뉴스> 기자들과 나눈 질문과 답변이다.

 

채소가 있어야 될 비닐하우스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출처: <단비뉴스> “주거 사각지대에서 만난 이방인들” 영상 중 일부)
Q. 간단한 자기소개

김지연 PD(이학 김):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단비뉴스>에서 주로 영상을 찍는 일을 하고 있다. 평소 영상과 인터렉티브 기사(편집자 주: 스토리텔링 기반의 시각화 뉴스)에 관심이 많았다.

홍석희 기자(이하 홍):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에 오기 전까지 ‘기자’라는 직업과 전혀 관계가 없었다. 저널리즘 스쿨에 들어와서 ‘언론과 기자의 역할’을 배웠다.

최유진 기자(이하 최): 학부는 국문학을 전공했고, 글쓰기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에 들어오기 전에는 광고회사에서 일했다. 평소 문학적인 글을 쓰다가 ‘현실적인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어느 날 들었고, ‘우리 사회를 바꾸는 글을 쓰고 싶다.’는 뜻이 더해져, 이주노동자 주거문제를 이번에 취재하게 됐다.

이정헌 기자(이하 이): 늘 ‘기획’하는 걸 좋아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사람을 모은 뒤, 함께 기획하면서 머릿속에 들어있는 걸 차근차근 구현해내는 걸 선호했다.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업, 시장조사 등 가지각색의 작업도 했었고, 현재는 직업적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평소 <단비뉴스>는 사회적 약자 문제에 관심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고자

Q. 이주민 주거문제를 취재하게 된 배경은?

김: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단비뉴스>는 평소 사회적 약자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우리 사회 소수의 목소리를 전달할 때,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는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취재에서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가장 염두에 뒀고, 자연스럽게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 내용을 ‘뉴스통신진흥회 제2회 탐사보도 공모전’에 제출했다.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부터 기존에 기사에 영상을 덧붙일 수 있는 구성을 염두에 두었다.

<단비뉴스> 김지연 PD(왼쪽)(사진: 정현환)

이: 현재 기존 미디어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다. 신문은 신문대로, 방송은 방송대로 기존 레거시 미디어(편집자 주: 전통적인 미디어를 뜻하는 말로, 지상파 TV, 라디오, 신문 등을 뜻함) 지형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생태계를 고려하며, 평소 기존 미디어와 다르게 취재와 보도를 해보자고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뉴스통신진흥회 탐사보도 공모전 소식을 접하고 인터렉티브 기사(편집자 주: 스토리텔링 기반의 시각화 뉴스) 작성에 집중했다.

그렇게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단비뉴스>에서 생각을 같이 하는 4명이 의기투합하게 됐다. 2019년 12월 한 달 동안, 총 15회 회의를 갖고, 약 20~30개 아이템 발제를 했다. 회의 과정에서 미디어 이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각적으로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주제를 고르려고 했다. 동료인 최유진 기자가 발제한 ‘이주민’ 문제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됐다.

 

평소 ‘주거권’ 문제에 많은 관심
기존 이주노동자 보도에서 벗어나 ‘주거권’에 집중

Q. 최유진 기자는 어떻게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나?

최: 평소 ‘주거’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2019년 하반기에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단비뉴스>에서 “홈리스 홈으로”라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이미 썼었다. 총 6개월 동안 취재를 했고, 3부에 걸쳐 보도했는데, 취재를 하며, 우리 사회 ‘주거권’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었다.

‘홈리스(Homeless)’라는, 말 그대로 집이 없는 노숙인 문제를 다루며, 이보다 더 열악한 사람과 계층이 없는지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기획 회의를 할 때,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고, 여기에 평소 관심 있던 ‘주거권’ 문제와 연결 지었다.

<단비뉴스> 최유진 기자 (사진: 정현환)

나아가 고민했다. 이주노동자하면 떠오르는 게, 산업재해나 임금체불 문제와 같은 ‘노동’과 관련된 문제였는데, 실제 기존 신문과 방송을 보니 더욱 그러했다.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집’에 대해서 보도된 내용을 찾기 힘들었다. 있긴 있었으나 많지 않았다. 기존 기사를 검토하며,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를 꼭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더 굳어졌고, 본격적으로 취재를 하게 됐다.

 

중국 동포에 문제 인식이 이주노동자로
‘이런 데서 사람이 산다는 거야?’
취재를 거치며 이주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돼

Q. 평소 이주노동자에 대한 생각은?

홍: 정확하게 이주노동자 문제는 아니지만, 2019년 초에 <시사in>에서 대림동 르포 취재물을 보도한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보고 정말 큰 감명을 받았다. 당시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에 들어온 지 딱 6개월 됐을 때였다. 입학 이후, ‘내가 정말 기자를 하는 게 맞는 건가?’, ‘어떤 기자가 돼야 할까?’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대림동 중국 동포 이야기를 접했다. 기사를 곱씹으며, 앞으로 이런 기사를 써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시사in> 대림동 르포 취재는 중국 동포에 대한 우리 사회 편견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이 취재는 가짜뉴스와 편견 때문에 중국 동포들이 우리 사회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현재 고충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주노동자와 중국 동포가 100% 같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시사in>에서 다룬 대림동 중국 동포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주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준을 제시한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보도된 내용을 참고하며, 이주노동자와 주거권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

이: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지만, 이주민 문제는 평소에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유는 이랬다. 현재 사는 거주지에 이주노동자가 없고, 쉽게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취재하기 전까지 이주민 문제는 단순히 신문과 방송 보도로만 접했다.그래서 오히려 이번 이주노동자 주거권 문제를 취재할 때, 평소 잘 몰랐던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주민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꼈다. 직접 확인한 내용을 솔직하게 글로 썼다.

‘이런 데서 사람이 산다는 거야?’

취재를 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이주민을 만나고, 이주민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와 단체를 접하며, 왜 내 주변에 이주민이 보이지 않는지, 왜 내가 평소에 이주민 주거 문제를 잘 알 수 없는지 깨닫게 됐다.

<단비뉴스> 이정헌 기자 (사진: 정현환)

김: 대학교 때, 한 선배가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동아리는 이주노동자를 찾아가서 한글을 가르쳐주는 봉사활동이었다. 선배와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선배 동아리와 친하게 지내며 옆에서 지켜봤고, 그러다 알게 됐다. ‘외국인 노동자’라는 단어에 차별적인 의미가 있음을 배웠다. 이주민 관련, 정확하지 않은 곁가지 지식으로 평소 부지부식 간에 쓰는 말과 행동에 문제가 있었음을 깨달았고, 그러한 점들을 고쳤다.

이번 취재를 거치며 분명해졌다. 그동안 이주노동자를 직접 보지도, 마주하지도 않고, 그저 머릿속에서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취재를 거치며 더 명확해졌다. 지나가며 봤던 이주노동자의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을 마주하며 이주민 문제에 대해 전보다 더 자세히 알게 됐다.

 

기울어진 집에 사람이 살더라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이주노동자

Q.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 현주소는?

이: 통계청 자료를 참고했다. 현재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은 6만 7천여 곳이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노동자 약 22만 명이었다. 그중에서 우리가 주목한 E-9 (비전문취업) 비자 노동자는 약 5~6만 명 정도였다.

이번 취재에서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제공받은 숙소를 모두 방문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진술과 시민단체가 확보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이주노동자의 상당수는 ‘임시 건물’에 사는 공통점이 있었다.

왜 정식 건물이 아니었을까. 취재를 거치며 답을 얻게 됐다. 농촌 들판, 외딴 공장, 바다 위 가두리 등의 사업주는 출퇴근이 어려운 탓에 이주노동자에게 기숙사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 와서 잠깐 일하고 다시 돌아갈 사람들’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임시 건물에 살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다.

이주노동자가 국내 체류 기간은 최대 4년 10개월에서 10년 가까이 된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면 중간에 계약 연장을 거쳐서 4년 10개월 더 일할 수 있는 구조다. 별 탈 없이 국내에서 지내면, 사업주가 동의하에 4년 10개월을 더 추가로 일하는 게 가능하다. ‘성실근로자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이주노동자는 가건물에 산다. (출처: <단비뉴스> “주거 사각지대에서 만난 이방인들” 영상 중 일부)

지난 4월 29일,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 이주노동자도 화마(火魔)에 목숨을 잃었다. 현재 물류센터 화재의 주된 원인이 ‘샌드위치 패널’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샌드위치 패널 속에 이주노동자가 살고 있다. 이주노동자 주거 환경은 안전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상황은 그래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동시에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문제도 심각하다. 이번 취재에서 이주노동자 ‘장시간 노동’을 자세하게 다루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데, 현행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르면, 농업과 임업, 양식업 등은 근로시간과 휴게 및 휴일 적용에 있어서 예외 대상이다.

실제로 취재를 하며 농업 분야에 이주노동자들이 하루에 약 12시간 일하는 사례를 봤다. 우리가 만난 이주노동자 상당수가 그랬다. 현재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들은 장시간 일하고, 안전하지 않은 임시 건물이라는 집에서 어제도 오늘도 먹고 잔다. 노동 시간도 그 자체도 문제지만, 휴식도 제대로 취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편견이 이주노동자를 더 힘들게
임금체불과 노동시간 미준수, 그리고 주거권 침해
이주노동자 주거권 문제는 성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Q. 이주민 주거권 실태를 취재하며 기억에 남는 내용은?

김: 취재를 하면서 편견을 접했다. 이주노동자가 더운 나라에서 왔으니 더위에 강할 것이라는 사업주들의 그릇된 생각으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제대로 놔주지 않는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더울 때 더위를 타고, 추울 때 추위를 느낀다. 하지만 고정관념으로 이주노동자가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선입견으로 현재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우리가 외국에 가서 생활할 때, 곧바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처럼, 고국을 떠난 이주민들도 한국에 오면 바로 적응한다. 할 수 있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게 사전에 몇 마디 직접 물어보고 확인했으면, 문제가 전혀 없을 상황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 경기도 안산 <지구인의 정류장>을 설 연휴에 방문했다. 쉼터에서 생활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김이찬 대표에게 임금체불로 상담을 받으려고 줄을 서 있었다. 마침 그날, 크메르노동권협회가 연례 보고하는 날이기도 해서 캄보디아 노동자들로 북적였는데,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해주고 현지 음식을 대접해줬다.

그런데 사실 밥을 먹으면서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대다수는 한국인 사업주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차별을 당하고, 욕을 들은 노동자가 한 둘이 아니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참 부끄럽고 죄송했다.

특히, 이곳에서 만난 한 캄보디아 여성 분 사연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국에서 4년 일하고 임금을 받지 못해 쉼터에 있는 상황이었는데, “4년 동안 제대로 대화해 본 한국인이 사장님, 사모님, 김이찬 대표 그리고 저뿐”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가 얼마나 일상생활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일만 하고 있는 지를 실감했다.

홍: 지난 설 연휴에 이주노동자가 사는 비닐하우스에 방문해, 같이 밥을 먹고 윷놀이를 했다. 취재차 방문했지만, 취재원과 기자의 관계가 아닌, 비슷한 나이 또래의 외국인과 교류한다는 느낌이 색달랐다. 이주노동자들과 같은 놀이를 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이들도 우리와 같은 지점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그곳에서 열악한 주거 환경을 보고 놀랐지만,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남달랐다.

이: 현장 취재로 알게 된 사실은 ‘일터와 쉼터가 뒤엉켜있다.’는 점이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열 걸음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샌드위치 패널 임시 건물이 있었는데, 이곳이 이주노동자들의 ‘집’이었다. 바다 위에서도 마찬가지. 양식장 바지선은 그 자체가 일터이자 집이었다.

전라도 광주에서 ‘미얀마 이주노동자들을 인터뷰할 때였다. 이주노동자 대다수는 농장 비닐하우스, 공장 사무실 위 컨테이너 박스 등에서 지내고 있었다. ‘주거’ 실태가 어떠한지를 물었다. 한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

“노동 시간 좀 지켜달라.”, “퇴근이 6시인데, 왜 그 이상 일을 시키는 것이냐.”라고 하소연했다. 노동시간 준수라는 약속이 일선 현장에서, 특히 이주노동자에겐 너무나 쉽게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럴까. 취재를 마치고 생각해봤는데, 바로 이주노동자의 쉼터인 ‘집’과 ‘일터’가 분류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였다. 집과 일터가 가까우니 금방 이것만 하고 가면, 바로 들어가서 쉴 수 있지 않냐 라는 사업주의 안이한 생각이 ‘노동시간 준수’라는 원칙을 깨는 거 같았다.

<단비뉴스> 이정헌 기자(왼쪽)와 최유진 기자(오른쪽) (사진: 정현환)

노동시간 문제와 다르게 ‘성폭력’ 문제도 심각해 보였다. 미얀마 노동자 인터뷰 마치고, 캄보디아 노동자들을 만날 때였다. 한 여성 노동자가 말했다. “상추 농장 안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며 어느 날 샤워를 하는데, 사업주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여성 노동자는 사업주의 이러한 행동에 “위험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랬다. 일터와 집이 일치된 것도 모자라, 이주노동자의 휴식처는 언제든지 사업주가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 미얀마 이주노동자의 사례는 캄보디아 이주민에게서도, 그렇게 다른 나라 여성 이주노동자에게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활동가는 “사업주가 사람이 살기 힘든 집을 짓고, 이주노동자의 집을 자기 재산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자의 주거 상황은 지금도 열악하다. 부실한 잠금장치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외부에서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여성 이주노동자 경우, 성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대도시보다 농촌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용노동부 점수제를 개선해야
이주노동자 주거권은 사업주의 무관심 때문

Q. 이주노동자 주거권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최: 먼저 제도적 차원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고용노동부 점수제’가 정작 사업주의 이주노동자 고용허가 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거 같다. 이 제도에 따라 사업주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감점을 받더라도 현장에서 외국인력 고용에 제약이 없는 실정이다.

이번 취재를 거치며, 처음 이 점수제를 만들 때, 현실을 반영한 관련 항목과 점수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 봤을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따라서 이주노동자 관련 다른 문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주노동자 주거권 관련, 이 점수제로 사업주에게 감점이나 가점을 하는 것보다, 문제가 있는 사업장과 사업주를 정부에서 방치하지 않고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취재한, 지금 이주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시설의 대부분은 사업주들이 고용노동부에서 이미 검사를 받은 건물이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 되는 상황인데, 정작 이주노동자들이 살기엔 부적절했다. 고용노동부가 지금의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사업주가 이 체계에 맞춰 이주민을 계속 대하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인 거 같다. 이 부분 개선이 시급하다.

고용노동부의 관리 소홀과 사업주의 무관심 속에 이주노동자는 컨테이너에 산다. (출처: <단비뉴스> “주거 사각지대에서 만난 이방인들” 영상 중 일부)

이주노동자 주거권 관련 사업주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업주가 이주민 주거시설에 생각이 있었다면, 이런 열악한 환경에 노동자를 살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채소 대신 비닐하우스에 사람이 있고, 땅이 고르지 않아 기울어진 곳에 집을 세웠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 관심이 없다 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사업주는 이주민 주거권 문제를 개선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이주노동자를 데려올 수 있고, 늘 고용이 허가 나는 게 현실이다. 현재 미흡한 거주공간에서 사는 이주노동자가 “주거 공간이 안 좋아요.”라고 말하더라도, 현재 사업주가 이를 받아들여 개선할 이유와 의무가 없다.

이주노동자의 문제제기에 사업주는 동의 안 할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이주노동자를 압박할 위험이 높아 보인다. 사업주는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머물고, 일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 주거에 관심을 갖고 살피며, 동시에 제도적으로도 정비해야 한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실시하는 이주노동자 관련 주거 항목을 앞으로 강화한다고 해도, 점수제인 고용허가제도는 사업주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 주거 개선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제대로 안 하더라도 법적으로 제재하거나 막을 방법이 없는 상태다. 우려스러운 현실이다.

 

이원화된 현행 제도를 일원화로
이주노동자 노조 가입의 어려움
1953년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을 바꿔야
이주노동자 문제, 지역사회부터 관심을

Q. 이주노동자 관련, 앞으로 꼭 바뀌었으면 하는 점은?

홍: 취재를 하다가 알게 됐는데, 이주노동자 관련 부처가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로 이원화되고 있었다. 계절근로자 제도나 이주노동자 문제는 법무부가 맡고, 고용허가제는 고용노동부가 맡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 문제는 서로 얽히고설켜있다. 단순하지 않다. 소관 부처가 나뉘어 있으며 일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왜 이주노동자 문제를 이원화하고 있는지 답을 얻지 못했다. 불가피한 이유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소관 부처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법이 문제다. 2018년 말에 ‘비닐하우스 주거 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고, 지난해부터 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법 개정 과정에서 후퇴한 법안들이 몇 가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외국인 고용법에 따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이주노동자 주거 환경’을 마련하지 않은 사업장은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게 만드는 조항이 처음 취지와 달리 입법 과정에서 삭제됐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빠진 것이다.

언론도 문제다. 외국인 고용법 입법 과정에 참여했던 이현서 변호사는 “당시 언론이 적극적으로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우리 언론이 무조건 이주노동자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기사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법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빠진 부분에 대해선 당시 우리 언론이 지적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이러한 문제를 짚은 기사가 많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

영화 <기생충>으로 우리 사회 ‘반지하’ 주거 문화를 이슈화 했던 우리 언론의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이주노동자가 지금보다 더 나은 주거 환경에 살아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면, 앞으로 우리 언론이 이주노동자 주거문제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역할이 앞으로도 중요하다.

<단비뉴스> 홍석희 기자 (사진: 정현환)

이: 이주노동자는 ‘노동조합’ 가입이 어렵다. 현재 이주노조(MTU)가 있지만, 이곳의 가입과 홍보가 쉽지 않다. 이번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를 취재할 때,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위원장과 동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주민들의 노조 가입은 직접 발품 팔아가며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이주노동자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는 건 이런 의미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찾는 것이다. 동시에 노조 가입은 자신의 권리를 인지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국에 일하러 온 이주노동자도 국내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이주노동자 개개인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미국의 경우 이주 및 계절 농업 노동자 보호법(MSPA)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보호한다.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보호 사항을 명기하고 있는 포스터를 사업장 내부 눈에 잘 띄는 곳에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 그렇게 하다면? 지금보다 더 아프지 않게,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볼 때, 앞으로 이주노동자 노조 가입 문제는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단결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주노동자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알려 주는 노조 가입 문제는 사업장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사측과 노조가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의 노조 가입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업장의 문제를 ‘노조’를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 근로기준법은 1953년에 제정됐다. 노동 환경은 과거와 달리 많이 바뀌어 있는데, 법은 67년 동안 바뀌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이주노동자가 약 22만 명, 이들을 고용한 사업장은 6만 7천여 곳에 이른다. 이주노동자는 하루에 12시간을 꼬박 일하고, 한 달에 딱 하루만 쉰다. 지금이라도 법이 바뀌어야 되는 이유다.

최: 앞으로 이주노동자들이 지역 사회와 어울릴 수 있도록 주거 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뀌길 희망한다. 대다수의 이주노동자가 논밭이나 바다 한가운데서 생활하다, 보니 무슨 일이 생겨도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거의 없다.

현재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인간적인 교류를 거의 해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난다. 정말 일만 하다가 가는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 누군가에게 한국을 이야기해주고 싶어도 좋은 기억과 경험을 이야기해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주노동자 주거 환경도 개선해야 하지만, 동시에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이주노동자는 일하다가 문제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노동자가 신청한 사유와 사업주가 신청한 사유가 ‘일치’해야만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을 변경하려고 할 때, 사업주와 노동자의 변경 사유가 하나로 일치해야만 행정 처리가 된다.”

라고 답변했다. 무슨 뜻일까. 결국 문제 되는 상황에 사업주와 노동자의 입장이 같지 않으면, 이주노동자의 일터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도 바꾸지 못하고, 참고 일해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여기에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한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이주노동자가 주거 시설에 문제가 있어 사업장 변경을 하고 싶더라도, 상당수는 ‘주거’가 이유가 아닌 ‘임금 체불’이라는 명목으로 신청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주거시설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해도 사용주가 제대로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바뀌는데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변경을 빨리 할 수 있는 다른 이유를 선택하고 있었다. 문제가 있는 현실이 되풀이되는 이유며, 제도적 허점이었다.

따라서 현재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는 후순위로 집계되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태다. 앞으로는 관계 당국이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확인하고, 관련 절차를 개선하여 이주노동자의 주거 문제가 해결했으면 한다.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Q. 앞으로 이주노동자 문제 관련 취재 계획은?

김: 향후 이주노동자 관련 취재 계획은 따로 없다. 하지만 나중에 언론사에 입사하게 되면, 이번 취재에서 다루지 못했던 이주노동자 관련 더 다뤄보고 싶은 게 있다. 지난 설날에 비닐하우스 취재를 할 때, 이주노동자와 같이 밥을 먹으며 영상으로 담아냈었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많이 다뤘던 ‘이주민 노동’이라는 관점을 달리해, ‘이주노동자의 일상’을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고자 한다. 이주노동자의 ‘생활’에 더 중점을 두고 취재해 보고자 한다.

홍: 앞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해보고 싶다. 한 달 뒤에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을 졸업할 예정이기에 <단비뉴스>에서 더 취재는 하지 못하겠지만, 언론사에 취업을 하게 되면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계절근로자’ 문제를 더 자세히 다루고 싶다. 나아가 그동안 이주노동자 관련 국회에서 논의됐던 이야기를 확인해, 법과 제도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현재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고 있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21대 국회의원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끝으로 해보고 싶다. 이번 취재에서 ‘사업주’에 입장을 전혀 다루지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업주에 연락하는 순간, 제보한 이주노동자가 노출되어, 최악의 경우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는 상황 때문이었다. 따라서 사업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다룰 수 없었는데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에 있어서 사업주의 비중과 역할도 큰 만큼, 향후 취재는 사업주의 입장도 더 고려하고자 한다.

이주노동자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다. 어떤 한 사람이 나선다고 해서 바뀔 문제와 성격이 아니다. 나선다 하더라도 현장 상황과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 긴 안목을 가지고 접근해야 된다. 우리 사회 어두운 단면을 밝히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기자로서, 이주노동자 관련 구조적 문제를 짚고 싶다.

<단비뉴스> 김지연 PD(왼쪽)와 홍석희 기자(오른쪽) (사진: 정현환)

이: 이번 취재를 계기로, 현재 뉴스통신진흥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다양한 이주민 인권단체로부터 계속 연락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주민 단체와 연락을 취하며, 이주노동자 문제를 더 추가적으로 다뤄볼 생각이다.

특히, 지난 6월 8일 오후에 서울 종로구 걸스카우트 빌딩에서 ‘한국 어선에서 발생하는 어선원 이주노동자 인권침해와 불법어업 실태 고발 기자간담회’가 있었는데, 지난 취재에서 저희가 가두리 양식장 위에서 노동을 하고, 숙식을 해결하는 이주민 주거권 실태를 다뤄 이 간담회가 남달랐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 사회 ‘어업’ 분야에 종사하는 이주 노동자 주거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바다 위’라는 노동 공간적 특성, 그 안에서 다양한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이 혼재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인권 침해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MBC가 “하루 18시간 노역… 병들어 숨지면 바다에 버려”라는 보도에서 보여줬듯이 이주노동자의 노동 실태는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다뤄 볼 생각이다.

최: 앞으로도 계속 탐사보도를 하고 싶다. 평소 관심사항인 ‘주거권’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취재해 보고 싶다. 지난 취재 때, 안산에 있는 ‘지구인의 정류장’이라는 곳을 방문했었다. 여성 이주노동자가 임신을 해서 본국으로 돌아간 사연을 접했는데, 4년 동안 한국에서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려고 사업주와 시시비비를 가리다가 결국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돌아간 경우였다.

이주노동자의 주거문제에 관심을 두면서, 방금 언급한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많이 다뤘던 ‘임금체불’ 문제도 많이 다뤄보고 싶다.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노동자가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취재 과정에서 이주노동자 신변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이 사는 기숙사를 보여주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이번 취재에서 주거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주노동자 기숙사를 방치하는 것에 대해 사업주 분들 입장이 어떤지 싣지 못해 아쉬운데, 앞으로 이주노동자의 신변을 보호하며, 사업주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고자 한다.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 관련, 전국단위 실태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출처: <단비뉴스> “주거 사각지대에서 만난 이방인들” 영상 중 일부)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홍: 이주노동자를 몇 달 동안 만나고, 기사를 쓰고, 큰상을 받게 됐다. 상을 받으며, ‘왜 내가 이 상을 받게 됐지?’라고 곰곰이 생각을 했었다. 고민에 고민.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주노동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앞으로 다른 누구보다 더 따뜻하게, 한 번 더 고민하며 취재해 볼 요량이다. 일회성 보도와 취재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이주민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할 생각이다.

김: 개인적으로 이주노동자 주거 실태가 담긴 영상을 직접 촬영했는데, 이번 공모전에 많이 다루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더 좋았다면, 이주노동자 관련 더 많은 현장을 방문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영상 촬영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더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더 길게 상황을 봤어야 했는데 라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따라서 더 좋은 여건을 갖고 있는 기성 매체에서 앞으로 더 이주노동자 관련 취재를 계속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수상 이후, <연합뉴스>에 우리가 취재한 내용이 보도가 됐는데, 앞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더 많이, 그리고 활발하게 취재가 이뤄졌으면 한다.

이: 뉴스통신진흥회 제2회 탐사보도 공모전에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속의 이방인들’이라는 주제로 이주민 주거권 문제를 다뤘는데, 평소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이었지만, 취재를 하며 우리 주변에 늘 있었던 사람과 환경에 대해 다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 취재와 탐사보도 공모전 입상으로 ‘이주민’ 문제를 이전보다 더 자세히 알게 됐고, 앞으로도 이 문제를 천착(穿鑿)할 생각이다.

나아가 이번 6월 달에 그동안 저희가 준비했던 인터렉티브 기사가 나올 예정이다. 늦어도 6월 안에 완료될 계획이다. 뉴스통신진흥회 제2회 탐사보도 공모전에 미처 내지 못한 이주민 관련 사진, 영상, 자료들을 추가로 더 공개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이번에 같이 취재를 한 동료들에게 고맙다. 작년 12월에 어떤 취재를 할지 구상하고 동료들 모을 때, 취재 기간을 약 3개월 정도로 잡았었다. 그런데 인터랙티브를 비롯, 추가 취재, 기사 수정 및 보완, 웹 개발 작업을 거치며 예상했던 것보다 기간이 훨씬 많이 길어졌다. 끝까지 함께한 동료들한테 정말 너무 고맙다.

최: “한국에 돈 벌러 왔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한국에 놀러 온 거 아니잖아.” 우리가 취재한 내용이 <연합뉴스>로 보도가 됐고, 위와 같은 내용이 댓글로 달렸다. 이러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3D라고 불리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를 우리 사회가 현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추가로 알게 됐다.

만약에 3D 분야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돈을 벌러 왔으면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괜찮다는 건가. 이들이 계속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으면 어떻게 될지 이제는 우리 사회가 스스로 반문하고, 점검이 필요하다.

기존에 기성 매체들이 많이 다뤘던 채용과 임금, 이번에 저희 팀이 다뤘던 주거 문제를 보며, 이주노동자를 남이 아니라 이웃으로 우리 사회가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왜 생겨났는지, 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돈을 번다는 이유로 인권 침해를 당해도 괜찮은지, 지금이라도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를 제대로 바라봐줬으면 싶다.

[정현환 기자] 한류가 대세인 시대다. K-POP으로 불리는 문화현상이 중국과 미국, 유럽을 거쳐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오늘도 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외국사람들이 한국을 접하고 이해하고 있으며, 문화를 넘어 코로나 19 시대에 ‘K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한류는 다시 또 전파되고 있다.

그래서 더 문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고 무시하는 지금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올바른 상황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를 한국에 일하러 온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한국에 희망을 걸고 찾아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국에 잠깐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여행객이 아니라, 선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같이 땀을 흘리는 동료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로, 사람으로 바라봐야 되지 않을까.

<단비뉴스>의 취재 결과물을 보면 더욱 그렇다. 최저 기준에 맞춘 노동환경을 제공해 문제가 없다는 식이 아니라, 가장 최소 하게 누려야 될 기본권을 보장하며 이주민을 대해야 한다. 2020년을 살고 있는 지금, 1953년 시대 상황에 맞춰진 근로기준법의 정비가 필요하다.

 

 

글 | 정현환 (이주민방송MWTV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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