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 of MWTV] 차별금지법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_10년 간 제정되지 못한 법안

차별금지법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

10년 간 제정되지 못한 법

한국사회의 변화를 이루어낼 아주 중요한 공약 사항!

정혜실 | 이주민방송MWTV 공동대표


▲ 3월 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던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한 활동가가 유력 대선 후보들의 차별금지법 포기 발언에 대해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차별금지법의 정확한 명칭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다. 과거 노무현 정권을 시작으로 2017년 올해까지 10년이 되도록 제정되지 못한 법이다. 발의했던 국회의원에 의해서 발의 철회되거나 또는 성적소수자를 공격하는 일부 보수기독교 집단의 반대에 부딪혀 성적지향을 빼는 등, 누더기가 된 법안이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왜 필요한가? 

지난 2017년 2월 23일에 있었던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기자회견문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을 제고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첫걸음이다. 따라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이루어지는 차별을 구체적으로 금지 예방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겪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구제를 포함하는 기본법이다. 장애여성, 성소수자여성, 이주장애인 등 단일한 정체성으로 환원할 수 없는 복합적인 사회적 위치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을 경험하는 모든 이들의 평등권 실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다.”


▲ 3월 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던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제정, 한국사회의 변화를 이루어낼 아주 중요한 공약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집회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박근혜 정부 퇴진을 외치면서, 동시에 퇴진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를 위한 요구와 주장들이 담긴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발언들은 차기정부를 구성하게 될 대선 후보자들에게 전달되어 공약에 담겨져 실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 중 ‘차별금지법 제정’은 아주 중요한 공약 사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소수자인 당사자들과 연대하는 단체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유력 대선후보조차 정치적 표를 계산하며, 새로운 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 누구의 인권도 예외가 되지 않는 민주주의를 꿈꾸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 중 이러한 법제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당사자들을 향해 “나중에, 나중에”라는 외침으로 절망하게 하고 상처를 입히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사회적 소수자의 절박함 외면하는 정권교체?

이러한 외침들의 함의하는 의미들이 무섭게 다가온다. 국민이 아닌 이주민의 문제는 나중에, 한국경제도 어려운데 난민 문제는 나중에, 일반청년도 취업이 어려운데 장애인 고용은 나중에, 미숙하고 철없는 나이인데 공부나 하지 18세가 무슨 투표야 하며 나중에 등, 결국 사회적 소수자들의 절박함을 외면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으로 한국사회가 민주주의가 되었노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가 될까봐 무섭다.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며

그러나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며 차별금지법제정 촉구를 위한 범시민연대가 구성되려고 꿈틀대고 있다. 각자의 운동진영에서 보아온 차별의 문제를 함께 모여 고민하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여러 다양한 활동들을 모아내기 위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재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이주민의 문제도 예외 없이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질 것이다.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부끄러움도 없이 기독교자유당이 외쳤던 ‘무슬림 아웃, 동성애자 아웃’ 같은 구호들이 혐오발언으로 인식되어 공공장소에서 외칠 수 없게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과정들에 함께 해야만 한다.

이주민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란 모든 사람들이 차별 받지 않는 세상

이주민들은 노동자 또는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이야기 될 수 없다. 이주민들 또한 한국인 선주민들처럼 다양하고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중첩적인 정체성으로 서로 연대할 수 있으며 공존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커다란 분모를 바탕으로 말이다. 이주민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란 모든 사람들이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이면 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은 대선 공약 필수 과제에 들어가야

누구도 예외 없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 연대에 이주민 당사자들과 이주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을 대선 후보들의 공약 필수 과제에 넣도록 만들어야 하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는 잣대로 세워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차별금지법제정은 한국사회를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지 검증하는 필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혜실 | MWTV 이주민방송 공동대표

MWFM에서 ‘인류학자의 여행기’라는 라디오 코너를 맡고 있는 페미니스트 인류학자이자 활동가이다. 차별금지법제정 연대 활동을 통해 이주민과 함께 그리고 이주민을 넘어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반차별과 평등한 사회를 향한 연대와 변화를 꿈을 꾸는 중이다. 활동의 주요 키워드는 이주, 다문화, 경계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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