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 of MWTV] 다양성을 포용하는 예술이 지속되기 위하여

다양성을 포용하는 예술이 지속되기 위하여
 
글. 정혜실
지난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명동에 위치한 서울글로벌문화체험관 해치홀에서는 동아시아를 횡단하는 다문화주의 연구자들(Trans-East-Asia-Multiculturalism, TEAM)과 이주민방송MWTV가 공동 개최하는 국제워크숍이 있었다. 도요타 재단가 지원하는 <에스니시티즈(EthniCities)> 워크숍은 작년에는 대만에서 열렸으며, 올해 한국에서 열렸다. 한국, 대만, 일본, 홍콩에서 온 TEAM의 연구자들과 이주민 당사자 예술가들이 함께 각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나, 활동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함께 고민을 나누고 미래의 지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국제 워크숍이었다.
이주민방송MWTV는 12년이나 활동을 이어오면서 여러 우여곡절들이 많았다. 여전히 재정적인 안정이나 활동가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라디오 프로그램과 다큐를 제작하고, 웹진 VOM을 발간하고, 이주민영화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콘텐츠 생산에 이주민이 직접 참여해서 기획, 편집, 송출하기 위해 관련 제작 교육도 이어오고 있다. 라디오제작교육, 기자단교육, 영상제작교육 등 말이다. 이러한 활동은 워크숍을 통해 충분히 소개되었고, 이주민방송에서 결혼이민자여성들과 한국여성이 함께 진행하는 한중일 비정상찜질방의 공개방송을 통해 생생히 공유되었다. 한국 측에서는 연세대학교의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김현미 교수와 제자들이 실무자로서 많은 일들을 감당하였고, 이주민예술지원을 하는 AMC FACTORY(Asia Media Culture Factory)의 촬영기록 그리고 이주민방송MWTV 엔지니어 백업과 공연이 함께 보조를 맞춘 국제워크숍이었다.
물론 이 행사의 주요 참가자들의 역할 비중이 가장 크다. 대만과 홍콩, 일본에서 하고 있는 방송과 저널리즘 그리고 연극,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예술 활동들과 교육 프로그램들이 이 자리에서 공유되었고, 함께 고민을 나누었다. 그리고 이러한 각자의 활동을 보며 다시 서로에게 임파워를 해주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자극과 지속가능한 활동이 되기 위해 서로 어떻게 지지하고 힘을 주고 교류할 것인가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들도 나온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국제 워크숍에서 많은 혜택을 본 것은 이주민방송MWTV라고 봐야 한다. 작년 대만 워크숍에 초대 받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사무국에서 옵저버로 참여하여 작년 10회 영화제 사전행사로 국제포럼을 열 수 있었고, 적극적으로 올해 행사에 함께 하겠다고 제안 드린 결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행사가 끝난 후 함께 했던 대만의 TASAT의 방문과 일본 요코하마 다문화영화제의 줄루 ZULU Kageyama 대표님의 방문, 브라질계 일본인으로서 다큐제작을 하는 Roberto Maxwell의 방문으로 별도의 교류와 연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TASAT의 경우 이주민방송MWTV가 연대 단체로 활동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의 광화문 기자회견에도 함께 해주었고, 촬영과 인터뷰까지 하고 갔다.
이렇듯 이주민이 만들고, 이주민이 함께 하는 이주민방송MWTV의 활동이 이주민의 목소리를 한국사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 이 행사는 이주민방송MWTV가 수행해야 할 많은 일들과 분주함 속에서 보이지 않는 활동가들의 헌신으로 함께 치러졌다. 그런데 이 행사를 치루고 나니 이주민방송MWTV의 지속가능한 활동에 대해 더 많은 고민들이 생겨났다. 이주민방송MWTV의 탄생은 명동성당에서 있었던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으로부터 이어졌고, 함께 활동해 온 선주민 활동가들의 헌신 속에서 지속되어 왔다. 이제는 이름만 들으면 아는 이주민들 몇몇은 스타가 되었고, 독립해서 각 자 다른 일들을 하고 있다. 이주민들의 대표성을 위해 공동대표로서 함께 해오고 있지만, 과거에는 대외적 대표성은 이주민들이 갖고, 선주민들은 행정적 편의를 위한 대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였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대표성과 헌신이라는 역할에 대해서 잠재된 갈등들이 선주민 활동가들을 지치게 하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주민방송MWTV는 요즘 다시 새롭게 가치지향과 비젼 그리고 활동의 방향성을 여러 컨설팅을 계기로 다시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내고 있고, 가끔은 다름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토론을 거쳐 다시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운영위원들과 사무국 활동가들 그리고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이러한 활동을 지켜보는 외부의 활동가들과 이주민들을 통해 의견을 듣고 이주민방송MWTV의 정체성을 알아가고 다시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면서 다시 확인 하는 것은 이주민 당사자 활동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지금 이주민 1세대라 할 수 있는 당사자들을 넘어 이제 이주민 2세대라 할 수 있는 이주배경청소년들이 그 몫을 감당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올해 열린 국제워크숍에서 홍콩에서 온 방글라데시 이주민 2세로서 영화배우인 Ricky Chan이나 일본에서 온 베트남 이주민 2세인 MC NAM, 그리고 영화제작을 한 한국의 중국 동포2세인 Jin Shu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Abdullaev Akhidjon, 일본의 영국계 일본인 2세 Hiroki Bell 등을 통해서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주민방송에 아직은 이주민2세의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조만간 그러한 활동의 시대가 열릴 것이고, 2세들은 부모세대의 언어적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와 상관없이 이 땅에 사는 젊은이로서 이주민 사회에 대한 이해와 비판적 관점을 가지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래서 전주영화제에서 봤던 ‘추방자’라는 영화의 캄보디아 출신의 리티 판 프랑스 감독이 그려낸 너무나 프랑스적인 영화처럼, 또한 미국에서 중국인 3세로서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의 삶을 그린 영화 ‘Lil Tokyo Reporter’의 제프리 친 감독처럼 자신의 뿌리와 상관없이 또 다른 이주민들을 그려낼 수 있는 일들이 한국에서도 충분히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주민방송MWTV는 그러한 이주민 2세, 3세들이 펼쳐낼 그 미래를 위한 작은 초석하나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작은 초석 하나를 놓는 일에 이주민이나 선주민 할 것 없이 함께 공동의 작업으로 만들어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이주민이 단지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과 편집 그리고 제작에 이르기까지 이주민의 관점에서 그 주체성이 담보되는 작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 작은 초석이 무너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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