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TALK] ‘인종차별’에 관해 말하다!’ 시리즈 < TALK 2. >

BOOK TALK(북토크)
‘인종차별’에 관해 말하다!’ 시리즈
< TALK 2. >

차별이란 평등한 지위의 집단을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불평등하게 대우함으로써, 특정집단을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는 통제 형태(1)라는 사전적인 정의가 있다. 이러한 정의는 인종차별의 정의와 다르지 않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인종차별은 피부색, 외모, 출신국적 등으로 구별되는 것으로부터 기인한 차별로서, 특히 피부색에 따른 차별에 집중해서 다루어 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려는 책인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의 『인종차별의 역사』에서 인종차별은 앞서 정의 한 특정집단에 대한 모든 차별을 인종차별로 보아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인종차별의 기원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하여 그는 우리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증오해왔는지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를 흑인에 대한 역사적인 차별로부터 이해해 왔던 과거 방식의 분석으로부터 더 앞당겨서 그리스인들이 이방인을 대해온 방식으로부터 시작을 한다. 이후 인종차별의 원형을 유대인에 대한 차별을 시작으로 여성과 노예 그리고 기독교 종교로부터의 반유대주의 문제, 아메리칸 인디언으로 이어 살핀다. 그리고 나서야 우리가 익히 알던 흑인노예 문제로 이어지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터어키의 역사에서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집단학살이 어떻게 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과 연결되는지 당시의 국제적인 관계에 대해서 다루며, 현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아프리카 곳곳의 분쟁과 아시아의 캄보디아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종차별의 정당성을 뒷받침해 준 유사과학 이론의 학자들과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칸트나 볼테르 같은 학자들이 어떻게 이에 동조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러한 인종차별의 역사 과정에서 세계 곳곳의 국가들이 어떻게 은폐하거나, 기억을 조작하거나 망각했으며, 여전히 사과하고 있지 않은 채로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인종차별을 하나의 사고방식이며 감정과 무관한 지적 태도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 태도의 핵심은 의식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감춰져 있는 어떤 믿음이라고 한다. 그 믿음이란 미움을 받는 집단의 구성원들에게는 그 개인들이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어떤 신체적인 속성들에 의해서 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종’으로 만드는 유전적 형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의 문제는 바로 증오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그것이 집단학살이라는 제노사이드(인종청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것이 일부 인종이나, 민족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특정집단에 대한 것이라는 것에서 인종차별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해석하기에 이른다. 즉 지금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혐오나, 무슬림에 대한 혐오, 그리고 나아가 이주민 전체에 대한 차별만이 인종차별인 것이 아니라, 여성, 장애, 동성애 그리고 단지 다름을 이유로 일어나는 모든 차별이 인종차별이라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저자는 서구의 인종차별의 역사를 지중해의 역사로부터 최근의 세계로 살펴보았을 때 첫 번째 결론은 용어의 차원에서 젊은이에게 배척적인 것이나 여성에게 배척적인 것, 혹은 동성애자에게 배척적인 것이 인종차별이라고 하는 것을 언어의 오용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 종교적인 증오와 인종적인 증오를 섞는 것을 편의 위주로 보았으나 결론은 아니라는 것이다.

타자의 행위가 아니라(젊은이, 여자, 동성애, 이슬람교도, 기독교도 등의) 속성에 대한 평판에 근거해서 타자로서의 타자를 증오하는 모든 형태는 이제 인종차별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359p)

그리고 두 번째 결론은 정치적 차원에 관한 것으로 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인종차별 범죄자들은 사정을 잘 알면서 그리고 자신이 악한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적으로 의식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악행에 대한 규탄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본다. 이것은 정치인들의 과제이고 그 너머로는 시민들의 과제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실천을 요구한다.

그들(정치인들)이 무분별해서 또는 비겁해서 이 임무를 맡을 결심을 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평범한 시민인 우리는 그 순간부터 정치적 책임자들을 민주적으로 교체하는 것 외에는 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음을 그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360p)

최근 재판부의 판사가 내린 ‘안희정의 무죄 판결’에서 보듯이 우리는 여성이 여전히 억압받고 있는 차별의 대상임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보수 개신교의 종교지도자들과 그 신도들이 성소수자와 무슬림에 대한 혐오를 넘어, 기본적인 국가의 인권정책을 담은 NAP 마저 반대하는 끔찍한 광경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이 저자의 관점을 따라 보자면 결국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연대할 수밖에 없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통해서 이러한 차별을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안 발의에 적극적이지 않은 정치인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규정하고, 새로운 정치세력들에 지지하고 투표함으로써 책임을 질 정치인들을 뽑아야 한다. 그것이 살아있는 시민의식일 것이다.

저자는 글의 말미에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선언에 대하여 첨부하고 있다. 그래서 함께 당시의 선언문을 옮겨 놓는다.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UN 선언>

1963년 11월 20일 UN 총회

제1조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민족적 기원을 이유로 인간을 차별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며, UN헌장의 원칙에 대한 부정이자 세계인권선언에 발표된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침해이고 국가 간의 우호적이고 평화적인 관계에 대한 장애이며, 민족 간의 평화와 안전을 침해할 수 있는 형태로서 규탄되어야 한다.

제2조

  • 어떠한 국가, 기관, 집단, 개인도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민족적 기원에 근거한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 또는 기관에 대해서, 인권과 기본적 자유와 관련되는 어떤 형태의 차별도 해서는 안된다.
  • 어떠한 국가도 집단이나 기간이나 개인에 의해 행해지는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인종적 기원에 근거한 차별을 경찰 조치나 기타 모든 방법으로 조장하거나 권하거나 후원해서는 안 된다.
  • 어떤 인종적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완전한 향유를 보장할 목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적합한 발전이나 보호를 약속하기 위해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들이 적절할 상황 속에서 취해져야 할 것이다. 이 조치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여러 인종집단들에 대해서 불평등하거나 별개의 권리를 유지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다.

제3조

  • 특히 시민법, 시민권 획득, 교육, 종교, 직장, 직업, 주거와 관련해서 인종이나 피부색이나 민족적 기원에 근거한 모든 차별을 막기 위해 각별한 노력이 행해질 것이다.
  • 모든 사람은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민족적 기원에 대한 구별 없이 공공의 사용을 위해서 마련된 모든 장소와 용역에 평등한 조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제4조

  • 모든 국가는 인종차별을 새롭게 만들어내거나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에서 그것을 영속시키는 정부 정책과 기타 공권력들을 수정하고 법과 규정들을 폐지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차별을 금지하고 인종차별을 야기하는 편견들을 퇴치하기에 적절한 모든 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모든 입법 조치들을 채택해야 한다.

제5조

자국 내 모든 사람들이 정치권력과 시민권을 향유하고 특히 보통선거를 통해 선거에 참여하고 정부에 협력할 권리를 향유하는 것과 관련해서,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민족적 기원으로 인한 어떠한 차별도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은 평등한 조건에서 자국의 공직에 오를 권리를 가진다.

제6조

  •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의 평등권과 법에 의해 공평한 대우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개인은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민족적 기원의 구별 없이, 정부 관리에 의해서든 모든 개인이나 집단 혹은 기관에 의해서든, 자신이 받을 수도 있는 가혹행위와 학대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 모든 사람은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민족적 기원 때문에 자신이 받을 수 있을 권리와 기본적 자유에 관한 모든 차별에 맞서서, 독립적이고 그 분야에 권한이 있는 국가 법원들 앞에서 실질적인 도움과 보호를 받을 것이다.

제7조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제거하고, 인종상의 집단들과 국가들 간에 이해와 관용과 우정을 촉진하며, UN헌장과 세계인권선언 그리고 식민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독립 부여 선언을 전파하기 위해서, 교육과 훈련과 정보 분야에서 모든 실질적인 조치들이 즉각적으로 취해지도록 한다.

제8조

한 인종의 우월성 혹은 같은 피부색이나 같은 민족적 기원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우월성에 대한 생각이나 이론에 근거해서, 인종차별의 어떠한 형태를 정당화하거나 부추길 목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활동하는 모든 선전들과 단체들을 엄격하게 규탄되어야 할 것이다.


(1)두산백과 http://www.doopedia.co.kr


글 | 정혜실 (mwtv@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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