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수요법률살롱] 제8화. 기부에 관하여-이진혜 변호사

[‘친구’의 수요법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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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왠지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
이럴 때 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어 답답했다면
이제 ‘친구’의 수요법률살롱을 찾아오세요.

격주 수요일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들이 이주민에게 꼭 필요한 법률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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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에 관하여

보헤미안 랩소디, 라이브 에이드 그 이후.

락밴드 퀸을 주제로 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는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과 기아를 돕기 위한 자선공연 ‘라이브 에이드’ 를 첫 장면으로 시작한다.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정확히는 개명 전 이름으로 ‘파로크 불사라’ 라는 젊은 청년은 히드로 공항에서 화물을 옮기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수의 꿈을 키운다. 그의 가족은 영국령이었던 잔지바르(현재 ‘탄자니아’의 일부)와 인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영국으로 도망치다시피 이민을 가야 했다. 영화에서, 엄격한 조로아스터교 신자로서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 을 중요시하는 아버지에게 프레디 머큐리가 처음으로 가수로서 인정받는 순간은 ‘라이브 에이드’ 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렸을 때이다.

자유분방하고 다정다감한 프레디와 보수적이고 엄격한 그의 아버지 사이의 갈등을 뛰어넘게 해 준 ‘라이브에이드’ 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규모의 자선 공연으로, 퀸 뿐만 아니라 당대의 유명한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하였고 100여개의 국가에 위성 실황 중계가 이루어졌다. 공연 중 전화를 통한 모금액은 1억 5천만 파운드에 달하였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6,400억원이다.

‘라이브 에이드’ 의 성공은 이후 모금액이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비판 받으면서 역설적으로 기부금의 모금과 감시에 관한 사례로 제시되기도 한다. 구호 물자와 자금이 독재정권의 군사자금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에티오피아 난민들을 위한 구호 물자가 운송 과정에서 소말리아 항구에 무책임하게 부려지기도 하였다.

기부금품법과 필란트로피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일’ 에 쓰일 수 있도록 자신의 돈을 대가 없이 내어놓는다. 어린 시절 저금통에 모아 온 동전을 ‘불우이웃 성금’ 으로 학교에 낸다거나, ‘사랑의 열매’ 로 대표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적십자 기부를 위한 지로 용지 등 각자가 기부에 관련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과연 그 돈이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지점에 가 쓰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다. 실제 많은 속임수가 탄로났다. 그러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모금 기관의 새로운 전략은 ‘1대 1 결연’ 이었다. 매년 자신이 후원하는 바로 ‘그’ 아이가 보내오는 자필 편지와 사진에서 후원자는 친밀한 관계의 형성이라는 무형의 만족감과 돈이 바르게 쓰인다는 안심을 얻는다.

기부를 독려하는 또다른 방법은 국가의 세금 공제이다. 세금 역시 국민의 공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고, 그 용도와 사용 방법이 법령에 엄격히 규율되어 있는 ‘쓰기 힘든 돈’ 이지만, 사람들은 세금을 내는 것보다 비영리기관에 기부금을 내면서 내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를 바란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자신의 돈을 쓰는 기부행위는 높은 차원의 소비행위라 할 수 있다.

그 기부금의 사용을 감독하는 주체에 공백이 생기자, 국가가 그 감시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 그것이다.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집하려는 자는 지자체 또는 행정청에 모집 및 사용계획서를 제출하고, 사용 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 모집에 필요한 비용은 전체 모금액의 10~15%를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위 기부금품모집법은 사전적으로 엄격히 관리 및 적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후원금을 받는 단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법률은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일 것이다.

‘기부금 영수증’, 연말정산시 제출하면 세금이 환급되어 나오는 멋진 종이이다. 세금이 공제되는 기부금영수증의 발급은 세법에 근거하여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은 단체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기부금대상민간단체, 지정기부금단체, 종교법인 등등. 승인을 위해서는 투명한 회계관리, 기부금을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 보장되는 구조와 역량, 공개성 등이 요구된다. 기획재정부로부터 허락받은 단체들은 자신의 후원자들에게 세금 감면이라는 일종의 ‘페이 백’을 가능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기부금을 투명하고 올바르게 쓰고 있다는 시그널을 준다. ‘돈에는 꼬리표가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정부보조금이나 기부금의 사용처를 끝까지 추적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기부자가 기부한 돈이 블록체인을 통해 수혜자에게까지 전달되는 과정이 기록되는 것이다.

그러나 ‘왜 기부금이 불행한 이들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는가’ 에 불만이 드는 분이라면, 다시 ‘라이브 에이드’ 사례로 돌아가 ‘기부금은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 를 한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의 기부행위는 구걸하는 이에게 잔돈을 주는 ‘자선(Charity)’에서 노숙인을 위한 잡지를 발행하고 이를 스스로 판매하도록 구조화하는 ‘필란트로피(Philanthropy)’ 로 변화하고 있다. 좋은 일을 하되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 좋은 의도에서 한 행위가 나쁜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활동을 하는지 등을 보다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국제기구를 비롯한 대형모금단체들이 해외원조사업을 위해 모금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난민, 이재민, 취약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부금이 소말리아 항구에 떨어진 구호 물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확인해보는 것으로 세계의 평화와 정책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연말연시면 비영리단체들은 목적사업을 하기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후원자들을 위해 여러가지 보고서와 공지사항을 올린다. 믿음직스러운 단체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기 바란다.

글 | 이진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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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이주민센터 친구 이메일(friend79law@gmail.com)로 보내주시면

그 중에 한 가지를 선별하여 법률살롱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이주민센터 친구>는 평화·인권·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에 머무는 다양한 이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2년 영등포구 대림동 단칸방에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주민을 위한 법률지원, 생활 자립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재미나게 해오고 있습니다.

Homepage : http://www.chingun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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