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이주여성들이 사는 대한민국에서 연대를 말하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이주여성들이 사는 대한민국에서 연대를 말하다.

오늘은 전 세계 여성들이 여성의 날을 동시에 지키는 3월 8일이다. 이러한 날 대한민국은 전국적으로 일어난 “미투(Me Too)”운동으로 그동안 가시화되지 못했던 여성들을 향한 성폭력의 문제를 드러내며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며 연대하고 있다. 여성들 중 더 약자였던 소수자의 위치에 놓인 이주여성들 또한 3월 9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의장에서 이주여성들의 “Me Too”를 이야기한다. 캄보디아 이주여성노동자의 성폭력 사례와 태국여성들의 맛사지 업소에서의 경험, 이주여성에게 일어나는 친족 성폭력 사례와 이주여성들을 지원해온 당사자 활동가들의 이야기와 요구가 이어질 예정이다.

오늘 장애여성 공감은 논평을 통해 “오늘은 110번째를 맞이하는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자고 할 때 그 ‘여성’은 과연 누구인가? 장애여성운동은 오랫동안 여성의 정체성이 단일하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해왔다. 장애여성, 이주여성, 성소수자 여성, 10대 여성 등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와 욕구를 드러낼 수 있는 여성의 날이 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강요하는 ‘여성스러운 외모’라는 편협하고 차별적인 기준은 특정한 몸의 형태만 정상적이며 아름답다고 여기는 비장애 중심적인 가치관과 연결된다. 장애인을 무성적존재 혹은 성적으로 과잉된 존재로 여기는 극단적인 편견은 섹슈얼리티를 통해 여성을 통제하려는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문제에서 이주여성을 향한 연대의 손을 내밀고 있다.

지금까지 여성, 장애여성, 이주여성, 성소주자, 10대 여성 등 영역별로 활동해왔던 우리의 활동을 차별과 혐오를 넘어 함께 연대함으로 오랫동안 침묵해 온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는 주체로 모여야 한다. 그것이 3.8 여성의 날을 맞이 한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글 | 정혜실 (mwtv@hanmail.net)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장애여성공감 논평>

오늘은 110번째를 맞이하는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자고 할 때 그 ‘여성’은 과연 누구인가? 장애여성운동은 오랫동안 여성의 정체성이 단일하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해왔다. 장애여성, 이주여성, 성소수자 여성, 10대 여성 등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와 욕구를 드러낼 수 있는 여성의 날이 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강요하는 ‘여성스러운 외모’라는 편협하고 차별적인 기준은 특정한 몸의 형태만 정상적이며 아름답다고 여기는 비장애 중심적인 가치관과 연결된다. 장애인을 무성적존재 혹은 성적으로 과잉된 존재로 여기는 극단적인 편견은 섹슈얼리티를 통해 여성을 통제하려는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장애여성공감은 성에 기반 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온 유구한 투쟁의 역사는 장애여성의 관점에서 다시 되새겨야 할 투쟁들을 불러본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에 맞선 투쟁
생산성과 효율성을 지향하며 건강하고 튼튼한 몸이 가치 있게 평가받는 사회에서 장애여성의 몸은 ‘무능함’으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인 노동 시장에서 환영받지 않는 몸이지만, 장애여성들은 집에서, 작업장에서, 활동보조를 받는 관계 안에서, 시설에서 무언가를 만들거나 상당한 가사노동, 감정노동을 감당하고 있다. 그런데 장애인에게는 최저임금법 7조에 의하여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가가 중증장애인의 몸은 쓸모없으니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공표한 것과 마찬가지이며, 장애인을 노동하는 주체로 아예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인 이주노동자와 장애인이 동등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법이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지역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며, 여러 역할을 하고 있는 장애여성들의 노동을 다시 평가하고 의미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재생산 권리를 위한 투쟁
국가는 여성들의 몸을 출산율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해왔다. 그런 인식에서 장애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성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기 전에는 적절한 성교육을 받지 못했고, 다양한 장애유형과 장애인의 경험을 반영한 성교육 프로그램은 개발되지 않았다. 거주시설의 장애인은 정부의 묵인 하에 불임시술을 당하고, 모자보건법 상 낙태를 허용하는 우생학적 사유는 특정한 장애나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 권리를 부정한다.
장애인의 성과 재생산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가치 없게 보는 것이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해야 할 사회의 미래를 박탈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자보건법의 우생학 조항과 형법상 낙태죄 조항 폐지를 위해 싸울 것이다. 재생산 권리를 확보하는 투쟁을 통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장애인의 생명을 가치 있게 만들고, 그 다음 세대에도 장애를 가진 이들이 태어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미투의 주체가 되기 위한 투쟁
metoo운동의 핵심은 ‘나도 당했다’가 아니라 ‘나도 말 한다’이다. 미투운동이 전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다양한 현장의 성폭력이 고발되고 있지만, 이 현상에서 장애여성의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동안 언론에서 극단적인 성폭력 사건이 드러날 때만 장애여성의 사례에 관심을 가지면서 장애여성은 무력하고 순수한 피해자로 남기를 요구받았다. 하지만 장애여성 성폭력 생존자들은 이미 일상에서 힘을 키우는 연습을 하고, 쉽게 접근하는 사람들의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통제를 당하는 장애여성의 삶의 조건 자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독립생활운동을 함께 해나가면서 시설에서, 집안에서, 동네에서, 학교에서, 복지관에서 경험하는 성폭력에 대해서 장애여성이 주체적으로 폭로하고 가해자들을 공표하고, 피해가 내 잘못이 아님을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투쟁
우리에겐 사회의 혐오와 차별에 맞선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장애여성은 장애인차별, 성차별이라는 개별적인 정체성으로 분절되는 차별을 경험하지 않는다. 교차되는 정체성에서 차별과 혐오는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삶은 복합적이며, 차별의 바깥에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없다. 누구나 다 장애,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국적, 병력 등의 여러 이유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국가와 사회가 말하는 제도에 포함되는 단일한 대상이 되어야만 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로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 중의 하나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복잡한 삶의 조건을 가진 우리는 여성으로서, 장애인으로서, 성소수자로서, 이주민으로서, 감염인으로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나로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인권 기본법으로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싸울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울려 퍼질 다양한 여성들의 투쟁을 우리는 함께 해나갈 것이다. 장애운동 진영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다시 이름 붙이고 투쟁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처럼, 여성의 날을 단지 365일 중에 하루를 기념하는 ‘여성의 날’이 아니라 다양한 여성들의 싸움이 연결되고 지속될 수 있는 힘을 서로 확인할 수 있는 날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글 | 장애여성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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