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통신] 세상을 향한 외침, 박근혜 하야 이후를 꿈꾼다

차별받지 않고 손안잘리고 욕안듣고 일하고 싶어
세상을 향한 외침, 박근혜 하야 이후를 꿈꾼다
 

▲ 지난 11월 15일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광화문 촛불집회 때 대중 앞에서 발언하는 박진우 활동가
박진우 |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사무차장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31살 청년 박진우라고 합니다. 지금 하는 일은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라고 해서 한국에 일하러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체불되거나 폭행당하거나 등등 이럴 때 상담하고 사업주도 만나고 노동부에 신고도 하러 가는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이랑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지난주 수요일날 무슨 일이 있었죠? 그렇죠~ 바로 미국 대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트럼프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죠. 미국 대선이 끝난 날 미국이라고는 한번 여행가본거 말고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제가 괜히 허탈한 마음에 술을 한잔 하러 갔습니다. 생각해보면 태평양 건너 다른 나라 대통령이 누가 된들 무슨 상관이겠냐고 할수도 있지만 제가 하는 일이 아무래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일이다보니까 모든 불법체류자를 내쫓겠다. 무슬림은 입국거부하겠다. 멕시코와 미국사이에 장벽을 쌓아서 이민을 막겠다 등등의 트럼프 발언들이 마음에 계속 걸리더라구요. 대서양을 건너서 유럽을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죠. 영국 브렉시트의 주요한 원인중 하나가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라는 이유였고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들이 보트를타고 가다가 3살짜리 쿠르디라는 소년이 죽은 뉴스는 전세계를 경악에 빠지게 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세상이 미쳐가는걸까요?
 
제가 예전에 칼럼에서 봤던 표현을 좀 빌려보자면 불행한 일을 당하면 누구나 그 불행을 책임져야 할 사람을 찾아내고 싶어 합니다. 탓할 사람을 찾아내지 못한 불행은 지금 눈 앞에 닥친 불행보다도 더 고통스럽기 마련이죠. 세월호가 그랬죠.미국사회에서는 깊은 절망에 빠져있는 중하류층 백인들에게 트럼프는 그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아간 이민자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저같은 한국인 남성들은 잘나가는 여성들이나 이주노동자들에게 그 탓을 돌리고 싶어한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하야하라고 백만명이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그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고 한들 삶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를 박근혜대통령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말하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든 하야를 하든 질서있는 퇴진을 하든 그 다음 정권이 똑같은 그 밥에 그 나물이 된다면 우리는 또다시 허탈감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말 뒤에 숨겨져 있는 그리고 우리는 이런 세상을 살고 싶다라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지금 한국사회에 들어와 있는 이주민 숫자가 얼마전 200만을 넘어섰습니다. 총 인구의 4%가 넘는 숫자지요. 출산율이 떨어지고 가뜩이나 3D업종, 농축산업에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마당에 저는 앞으로 이주노동자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 2~30년 후에 유럽이나 미국처럼 그 이주노동자 숫자가 엄청 많아지고 난민문제부터 이주아동, 결혼이주민 문제등등이 사회적으로 터져나올 때 그때 가서 아 이게 심각한 문제니까 대책을 세워보자 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미국이나 유럽이 겪고 있는 이주의 문제가 바로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국적, 성별, 나이, 인종, 종교, 학력, 지역의 차별을 없애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꿈을 지금부터 만들어보자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나 이제 회사에서 안 잘리고 싶어
밤에 안전하게 귀가하고 싶어
지방대학 나와도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어
안전한 철도 만들고 노동자로 당당하게 살고 싶어
차별받지 않고 손안잘리고 욕안듣고 일하고 싶어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 안주고 싶어
 
대통령이 바뀌어도 하루 아침에 우리의 삶이 행복해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 나와있는 우리들 부터라도 박근혜 하야 이후에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같이 이야기하고 토론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영화에서 감명깊게 본 마틴루터킹의 유명한 연설중 한마디를 인용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우뚝 일어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우리가 바로 그 증거이다’” 
 
성소수자도, 장애인도, 이주노동자도, 청소년도, 그 모든 우리들이 이 자리에 모여서 박근혜 대통령 반드시 하야시키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위대한 촛불을 함께 듭시다!

박진우 |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사무차장

2012년부터 이주노조 사무차장으로 재직 중. 주로 노동상담 및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가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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