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품행단정’ 이유로 귀화 거부당한 민수씨, 국적법 헌법소원 냈지만 결국 ‘합헌’판결나

‘품행단정’ 이유로 귀화 거부당한 민수씨, 

 

국적법 헌법소원 냈지만 결국 ‘합헌’ 판결나

‘품행 미단정’을 이유로 귀화를 불허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적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 라마 다와 파상(38·한국명 민수)씨는 1997년 입국한 네팔 출신 티벳인으로, 지난해 귀화 신청을 했지만 국적법 제5조에 명시된 ‘일반귀화 요건’ 가운데 하나인 3항 ‘품행 단정’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귀화불허를 통고 받았다. 이에 민수씨는 지난 10월, 국적법 제5조 3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민수씨의 헌법소원 소송을 맡은 천주교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민수씨는 2013년 귀화신청을 해 서류심사와 면접심사까지 통과했지만, 2014년 법무부는 민수씨가 선고받은 벌금형 이력을 근거로 들며 귀화를 불허했다네팔티베트 전통 음식점 포탈라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민수씨는 2011명동 재개발에 맞서 강제철거를 막다 벌금 5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민수씨는 이후 귀화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소송 계류 중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그리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헌법소원 당시 “(국적법에 쓰여진품행단정이라는 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이를 구체화한 하위규정이 없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인권위의 주장과 달리 헌법재판소는 ‘품행이 단정하다’는 품성과 행실이 얌전하고 바르다는 의미로 통용된다며 ‘품행이 단정할 것’과 같은 보편적이고 가치평가적인 개념을 (국적법에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법의 합헌을 결정했다

이에 반대로, 민수씨와 마찬가지로 ‘품행 미단정’을 이유로 귀화 불허가 처분을 받았다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사례들이 있다. 지난 3월, 교통사고 50만원 벌금형 이력으로 귀화신청이 불허된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교통사고로 인해 범죄경력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처분취소소송을 낸 원고편을 들었다(관련기사). 또한 지난 6월에는 20년 전 딱 한 번 저지른 마약 범죄 전력로 귀화를 불허한 사건에 대한 소송에서 재판부는 “20년 전에 저지른 마약범죄 전력이 우리 국가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정해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는데 지장이 있는 품성과 행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원고 승소 판결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이들과 비교해 민수씨의 벌금형 이력은 얼마나 ‘품행 단정’ 요건에 결격 사유가 되는 걸까? 2011년 민수씨의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한 1심 판사는 판결문에 “이 사건 범죄는 방어적이어서 반사회적이거나 파렴치한 것은 아니므로 비난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여 놓았다. 그러나 2014년 귀화불허가처분 취소소송의 1심 판결에서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이승택)는 “원고의 범죄사실은 대한민국의 법적 안정성과 질서유지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라며 민수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국적법 합헌 결과에 대해 민수씨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기본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스스로 저버린 헌법재판소를 규탄한다”며 또한 “한국에 장기간 체류하며 이룬 생활터전이 있고한국에 배우자가 있는데 귀화신청이 불허되면 강제퇴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15년 이상 가족을 이루고 산 가정을 붕괴하고 생이별할 위험에 내몰 수 있음을 강조했다한편 민수씨와 인권위는 비록 합헌 결정이 났지만 국적법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예슬 MWTV 기자단 5기

이주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지금보다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신문기사 외에도 영상기사, 데이터기사등 다양한 기사의 방식을 실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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