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외국인등록과 주민등록 통합’ 등 12개 정책 제안한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

[이주민이 이주민 문제를 푼다]  

‘외국인등록과 주민등록 통합’ 등 12개 정책 제안한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 

23개국 38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가 출범 1년을 맞는 가운데, 지난 12월 14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상반기 성과를 보고하고 2016년 하반기 정책 제안을 하는 전체회의가 열렸다.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 열리는 전체회의다. 
 
서울시는 상반기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에서 제안한 21개 사항 중 기시행중인 2개 정책을 포함해 14개 사항을 해당기관과 부서에서 검토해 반영했고, 4개 사항은 중장기 검토중이다.  반영된 제안은 서울시 다문화가족 지원 웹사이트인 ‘한울타리’에 방재·안전정보 등을 다국어로 제공해달라는 제안, 결혼이민자 자녀를 위한 모국어 교육,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쉼터확대 및 남녀공간분리 운영,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자국민이 강의하는 한국어교실’, 외국인주민 장애인 지원사항 홍보 및 담당자 교육 요청, 외국인주민 쓰레기 분리배출 참여 활성화 방안, 외국인주민 장기 체류자(F-2,F-4, F-5, F-6)의 자치구별 주민세 부과·납부기준 통일 등이다.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는 외국인주민들이 서울시의 외국인 관련 정책 형성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상설 자문기구로, 올해 1월부터 3개 분과별(인권·문화다양성,생활환경개선,역량강화)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각 7회씩 회의를 개최했다. 분과위원들은 외국인주민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분과회의 시 제안을 발굴해, 상·하반기 각 1회씩 개최하는 전체회의에서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정책제안을 한다.
 
하반기 전체회의에서는 제안되는 총 12건의 정책 중 6개의 제안을 대표자들이 직접 발표했다. ▴외국인등록과 주민등록 통합(발표:빈대런) ▴Park & Ride 시스템 및 자전거도로 확대(발표:카롤리나 자사즈카) ▴여성 안심귀가스카우트 제도 개선 및 홍보(발표:원옥금) ▴이면도로 등에 보행자중심 교통환경 조성(발표:세파 필리즈) ▴가게 입구에 소통 가능한 외국어 표지판 설치(발표:하성도) ▴마을공동체사업에 외국인주민 참여시 가산점 부여(발표:야마구찌 히데꼬)를 주제로 하는 정책제안이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끌었던 제안 중 하나는, 빈대런 위원이 발표한 <외국인등록과 주민등록 통합> 제안이었다. 빈대런 위원은 투표권과 출입국관리를 위한 목적을 제외하면 기능이 동일한 두 등록시스템을 통합하여 외국인의 불편을 줄이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조목조목 법적 근거를 대고 해외사례를 비교분석하고 관련 대법원 판결문을 첨부했다.
두 등록시스템이 분리되어 있어 외국인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우선,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일 경우, 한국인 가족을 증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서에는 한국인 가족관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한국인 가족을 증명할 수 있는 본인 위주의 증명서가 없으니 한국인 가족의 주민등록서류를 발급해야만 가족관계가 증명이 되는데, 외국인등록시스템에서 공무원이 조회를 한 후 발급해줘야 하니 매우 번거롭다.  
또한 외국인은 조세를 납부하고, 주택 임차를 하더라도 주민등록 세대주가 될 수 없으니 월세 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2014년 전에만 해도 외국인은 확정일자 효력도 없었고, 2015년 전에 재외국민은 주택임대차보호법 대상자에도 속하지 않았다. 모두 주민등록이 없어서 생긴 문제였다. 다행히 지금은 법 개정으로 조금씩 권리가 보호되고있지만, 빈대런 위원은 주민등록이 없어서 생기는 부당한 문제는 이밖에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빈대런 위원은 대한민국 헌법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에 나오는 “국민”과 관련해 한국정부가 UN 인종차별철폐협약 14차 보고서에서 “외국인도 이 권리의 대상자”라고 했음을 언급하며,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한 세계인권선언을 강조했다.
해외사례로는 일본, 미국 사례를 들어 한국의 경우와 비교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체류자가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기초행정서비스를 간소화할 필요성이 높아져 결국 외국인등록제도를 2012년 7월부터 폐지했다. 이에 외국인도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개정된 주민기본대장법의 적용을 받아 주민표를 발급받게 되었다. 또한 일본은 2015년 10월부터 의료, 연금 복지의 사회보장, 조세 분야의 행정업무를 위한 공적인 신분증명서로 마이넘버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일본인뿐 아니라 주민표를 가진 외국인도 대상이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 사회보장번호(SSN)는 미국의 모든 합법적인 거주민(외국인주민 포함)이 발급받으며, 세금 납부, 취직, 신용 거래 등에서까지 사용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불법이민자까지도 발급받을 수 있다. 
 

자료집에 서면으로 제안된 정책 중에는 <공공기관에서 CIS(구소련 독립국가연합) 출신 외국인들에게 보내는 우편안내문에 러시아를 추가>(제안: 오미에, 유크리스티나)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쓰레기를 잘못 버려 과태료 안내문이 왔는데 읽지 못해 시기를 놓친 적이 있으며, 현재 안산시 단원구에서는 지방세 납부 안내문을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다문화가족, 글로벌가족 용어를 하나로 통일>(제안: 오미에)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다문화가족지원법’을 보면 한국 국적을 포함한 서로 다른 국적자가 가정을 이루는 것을 다문화가족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한국인들이 말하는 다문화가족은 ‘아시아출신외국여성’과 ‘한국남성’이 결혼한 가족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같은 다문화가족인데 배우자 출신국이 ‘아시아’이면 ‘다문화가족’, 유럽이나 미국이면 ‘글로벌가족’ 또는 그냥 ‘가족’, 아시아 출신 엄마의 자녀는 ‘다문화자녀’, 서양인 엄마의 자녀는 그냥 ‘아이’다. 다문화가족이라는 말이 글로벌가족이라는 말에 비해 비하와 차별을 내포하고 있으니 용어를 통일하자는 제안. 용어를 통일하면 국내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이 저절로 바뀔 것이며 가족의 자존감이 향상될 것이라고 한다.
 
여러 정책제안 발표를 들은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는 소통과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사례로 제안된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외국인주민과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다문화도시 서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 숲씨 웹진 VOM 편집장

숲도 작은 씨앗에서 태어났습니다. 악의 평범성, 내재화된 폭력성을 살피고 끊어내는 일, 일상에서의 실천, 평화에 물들고 평화에 물들이는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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