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항 직원이 범죄자처럼 대우…” 난민에게 듣는 한국의 열악한 난민 환경

“공항 직원이 범죄자처럼 대우…” 

난민에게 듣는 한국의 열악한 난민 환경 

박해 피해 고향 탈출한 파키스탄 기독교인

경유국이었던 한국에서 극적으로 난민 인정 받은 임마누엘 씨

▲ 공익법센터 어필은 20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노아에서 ‘2017 더 나은 이야기: 파키스탄 난민 임마누엘과의 만남’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제공 : 공익법센터 어필)

종교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나온 파키스탄 목사 임마누엘 씨의 이야기를 듣는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1월 20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노아에서 공익법센터 어필의 주최로 열린 ‘2017 더 나은 이야기: 파키스탄 난민 임마누엘과의 만남’은 임마누엘  씨의 난민 심사를 도운 이일 변호사가 함께 했다. 임마누엘 씨가 고국을 떠나야했던 사연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영상(전영현 감독)도 같이 상영되었다.

   종교 박해를 피해 파키스탄을 떠나다

임마누엘 씨는 인구의 대다수가 이슬람을 믿는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으로 태어났고 목사가 되었다. 그러던 중 임마누엘 씨를 탐탁치 않아 했던 무슬림 신자들이 그를 신성모독죄로 모함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슬람의 종교 칙령인 파트와(Fatwa)가 발행되고 경찰의 수배령이 떨어졌다. 파트와에는 ‘임마누엘을 죽여라’고 명시돼 있었다. 최대한 여러 곳에 숨어 지내던 임마누엘 씨는 결국 6살 난 딸과 아내와 함께 인근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탈출하였다. 말레이시아에서 그는 UN의 보호 아래 있었지만 합법적인 체류자격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운좋게 목회 생활을 이어나갔지만 경제적인 부분과 딸아이의 교육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웠다. 임마누엘 씨는 친구가 있는 캐나다로 이주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오르게 된 캐나다행 비행의 경유지가 바로 한국이었다.

▲ 종교박해를 떠나 고국을 떠난 파키스탄 난민 목사 임마누엘 씨(사진제공 : 공익법센터 어필)

   예상치 못한 한국에서의 고통스런 경험 

임마누엘 씨의 가족은 인천공항 21번 게이트에서 캐나다행 비행기 탑승을 눈앞에 두고 공항 직원에게 출국을 저지당했다. 그들은 정식 여권이 아니라 위조된 영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항 직원은 임마누엘 씨의 가족을 송환대기실로 이송하였다. 임마누엘 씨는 “아무도 우리 상황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우리는 극심한 공포와 싸워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아내는 임신 6개월이었지만 공항측은 전혀 돌보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앉아있던 매트리스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임마누엘 씨는 “인천국제공항의 한국 직원은 아주 무례하였고 우리를 범죄자처럼 대우하였다”며 부당한 처우를 폭로했다.

   하늘의 도움 없이 불가능했던 난민 인정 

캐나다행이 좌절된 임마누엘 씨는 파키스탄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그는 고국에 도착하면 바로 제3국으로 떠나리라 결심했다. 그때 출입국관리소에서 그에게 한국에서도 난민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임마누엘 씨는 절차를 도와 줄 사람을 직접 구해야만 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았다. 다행히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와 연락이 닿은 임마누엘 씨는 오랜 인터뷰 끝에 공항에서 난민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일 변호사는 “난민 신청자가 조국에 돌아가면 미래에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증명한다는 게 간단치가 않은 문제”라며 “다행히 임마누엘 씨 같은 경우는 체포영장이나 종교지도자들이 발행한 종교문서 등 객관적인 증빙들이 있어서 수월했다”고 했다. 임마누엘 씨 가족은 결국 2015년 12월 난민 지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이일 변호사는 “임마누엘 씨처럼 공항에서, 소송을 겪지 않고 처음부터 난민 인정을 받은 케이스는 100명 중 5명도 안 되는 매우 운이 좋은 경우”라고 했다.

▲ 공익법센터 어필은 20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노아에서 ‘2017 더 나은 이야기: 파키스탄 난민 임마누엘과의 만남’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제공 : 공익법센터 어필)

   난민이 동등하게 인정받는 사회를 소망하며 

임마누엘 씨는 한국의 난민 제도에 대해 묻는 청중의 질문에, “심사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난민신청기간에는 합법적으로 일도 할 수 없고 의료혜택도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이 크다”며 현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덧붙여 이일 변호사는 “난민 소송 중에 자녀가 태어나면 그 아이들은 불법체류자가 되어버린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편적 출생등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어렵게 난민 인정이 된다 해도 난민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계속된다. 임마누엘 씨는 딸이 인근의 초등학교에 진학하려했을 때 차별적 시선과 마주했다. 학교장에게는 허락을 받았지만 학부모들이 난민 자녀와 그들의 자녀가 같이 공부하는 걸 반대했던 것이다. 결국 임마누엘 씨의 딸은 40분 거리에 있는 이주배경청소년을 위한 인천 한누리 학교에 보내야했다. 난민 신청 제도의 열악함과 더불어 난민 인정 이후에도 선주민의 편견에서 비롯된 피해가 존재하는 것이다.

임마누엘 씨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난민이 외부인으로 취급 받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받기를 소망”했다. 이일 변호사는 “한국의 난민 정책이 제도는 있지만 실질적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외국인들을 환대하고 난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걸 피력하는 게 정부 정책을 바꿔나가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마누엘 씨와의 토크콘서트는 난민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선주민들의 인식 개선을 소망하며 마무리되었다.

 

황희천 | MWTV 기자

영상이론을 공부하며 MWTV에서 자원활동을 하고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영상교육이다. 이주민 문화를 포함해 장애인, 여성 등 소수자문화와 영상교육이 함께 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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