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부는 단속을 강화할 때가 아닌 유엔 인종차별위원회 권고를 준수할 때!

[칼럼]

정부는 단속을 강화할 때가 아닌 유엔 인종차별위원회 권고를 준수할 때!
– 메이데이에 부쳐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제도적 인종차별의 결과이다. 건설업에서의 일자리 문제와 임금문제를 이유로 이주노동자 불법체류자 단속을 출입국이 아닌 지방자치 정부인 경기도청이 나서는 문제로 인해 이주노동자 권리를 위해 함께 투쟁하는 시민사회단체 연대 단위인 경기이주공동행동의 비판 성명이 지난 4월25일 발표되었다. (*아래 전문참조)

성명의 핵심내용은 건설노동자의 고용보호를 이유로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단속하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이 미등록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상황과 임금의 차등지급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건설사들의 복잡한 다단계 하청구조들을 보았을 때 이것은 제도적 인종차별이 결국 한국인 건설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제도적 인종차별이 불러오는 모순적인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주노동자라고 하는 사회적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한국인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발상자체가 잘못된 인식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의 권리가 모두에게 보장되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고 합당한 임금지불에 의해 자기 삶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질 때 이주노동자이든 한국인 노동자이든 누구나 존엄한 삶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

지난 2018년 12월에 있었던 유엔인종차별위원회의 최종견해에서 한국정부가 1년안에 이행해야 할 것으로 권고한 것은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의 보장이었다.

올해 이주노동자들의 메이데이 행사는 일요일인 4월28일 보신각에서 오후2시에 열린다.
이는 5월1일 메이데이에 쉴 수 없는 조건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이주노조의 가입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이주노조의 활동을 통해 스스로 노동자권리를 확보하고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 시간 노동자의 권리투쟁을 통해 노조활동을 해온 한국인 노동자들이 자신들보다 힘없는 이주노동자들을 경쟁상대나 추방의 대상으로 여기게 만들어서 노동자들의 연대를 방해하고, 분열하도록 하는 정부나 기업의 행태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한국인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이 더 많이 자발적으로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해야 하고, 그 연대의 확장을 통해 노동자의 힘을 강화하고, 그 힘으로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데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4월28일과 5월1일이라는 두개의 메이데이가 아니라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노동자들이 합법이나 불법이라는 구별없이 ‘노동자의 날’을 함께 기념하고 연대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노동자가 살아가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한 방편으로 지금 취해야 할 정책은 노동자들 사이의 분열을 통한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이 아니라, 이주노동자 모두가 노조 할 권리가 있슴을 알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한국인 노동자의 권리와 동등함을 천명해야 할 것이며, 제도적 인종차별로 구조적 불평등의 위치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 | 정혜실 대표 (이주민방송MWTV)


 

<성명서>

경기도가 2019년 1월 31일 생활적폐 청산·공정경기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공공부문 건설현장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에 논의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는 앞으로 지방공무원까지 이주노동자 단속을 하도록 하고, 시군 도비보조사업까지 단속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이를 추진하는데 있어,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와 협력 수시 제보 접수 시스템을 구축하여 현장점검을 강화해 나간다고 한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현장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내국인과 이주노동자 모두 고용 감소로 고통 받고 있다. 경기도가 이런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건설현장에서 일자리를 확대하고, 실업 상태의 건설노동자들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경기도는 건설현장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강화해 오히려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는 내국인 고용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주노동자 단속 강화로는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건설사들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므로써 이익을 거두어가고 있다. 단속 강화는 이주노동자들이 기업들의 부당한 강요에 항의하기 더 어렵게 만들 것이고, 이는 오히려 전체 건설노동자의 노동조건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이 고용을 더 줄이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공산이 크다.

지금도 건설현장에서는 매일 2명꼴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다. 공사기한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노동강도를 높이도록 채찍질하면서도 안전에 대한 비용은 지출을 꺼리는 기업들의 책임이다. 건설현장에 만연한 불법 다단계 하도급은 건설노동자들에게 고되고 위험한 노동을 강요하는 적폐 중에 적폐다.

경기도가 진정으로 건설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완화하고자 한다면,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척결하고,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도록 적정한 노동조건이 보장되도록 관리감독 해야 한다. 이주노동자 단속이 아니라 주52시간, 최저임금, 주휴수당과 같이 법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노동조건마저 지키지 않는 기업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안전법 위반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건설노동자가 실업 상태에 놓여있을 때 지원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경기도의 방침에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은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미등록 이주민의 단속이 아니라 불법하도급을 근절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건설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 또한 건설노동자의 실업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해 준 것이 없다. 유일하게 한 것은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강화한 것이지만, 건설현장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일자리 경쟁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재명 시장도 문재인 정부처럼 건설노동자의 일부를 공격하는 것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민주노총을 비롯해서 많은 이주단체들이 고용허가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는 데, 경기도는 오히려 잘못된 제도를 적용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강화 하겠다고 한다. 민주당 주류와 달리 노동자.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세간의 평을 받아온 이재명 도지사마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답습하는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다시금 강조하건데, 건설현장의 진정한 적폐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근로기준법 미적용, 산재 위험 등이다. 경기도가 이런 문제를 제대로 관리감독하는 것이 ‘공정경기’라는 구호에 걸맞는 것이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철폐, 산안법 감독 등으로 노동 강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일지라기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형사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아니므로 이주노동자를 “불법”으로 규정해 편견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경기도는 이주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단속강화 정책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경기도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강화를 중단하라!
경기도는 건설노동자의 건설현장의 안전을 강화하라!
경기도는 건설현장의 노동강도를 낮춰 일자리를 늘려라!
경기도는 실업상태인 건설노동자의 지원제도를 만들라!
경기도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이 아닌 불법다단계 하도급 단속에 힘을 쏟아라!

2019년 4월 25일

■ ‘단속추방반대! 노동비자쟁취!’ 경기지역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
노동당 수원오산화성당원협의회,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녹색당 경기도당,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수원이주민센터, 아시아의 친구들,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이주노조, 지구인의 정류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화성이주노동자쉼터(이상 13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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