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종차별을 포괄하는 차별금지법제정에 대한 이행 계획을 소홀히 한 정책간담회, 부실한 정부이행 계획에 시민사회단체 우려…

인종차별을 포괄하는 차별금지법제정에 대한 이행 계획을 소홀히 한 정책간담회, 부실한 정부이행 계획에 시민사회단체 우려…

2019년 2월22일 국회 제2세미나실에서는 중요한 정책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원해영 의원, 금태섭 의원, 박주민 의원, 이용득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국가인권위원회 그리고 CERD시민사회대응 사무국이 함께 공동주최한 정책간담회는 외교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담당 공무원들의 정부측 입장의 이행계획과 시민사회단체의 각 분야별 질의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우선 아쉽게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참으로 인해 미디어 속의 인종주의 문제와 UN인종차별위원회 권고 사항 중 방송법이나, 방송심의규정 개정과 맞물려 있는 사안들에 대한 이행 계획을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정부 측 답변 중 비중 있게 준비했어야 하는 인종차별을 포함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의 권고 이행계획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3차 정부보고에서도 제대로 진전이 없어서 정부의 의지를 의심받은 권고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포괄적차별금지법을 정부 측에서 어떻게 의지를 가지고 만들 것인지 담당자조차 배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법무부가 유엔인종차별철폐협약이 가지는 헌법적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혐오표현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로서 예멘 난민문제가 부각되어 청와대 청원에까지 이르도록 난민 문제가 악화되었던 점에 대하여 유엔인종차별위원회가 심각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어떻게 이러한 혐오표현의 문제를 방지하고, 그 가해자들에 대해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계획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혐오발언의 조장 근거가 정부측에서 내는 보도자료로 인한 영향이라는 점에서 깊은 반성과 함께 대안을 내놓아야 함에도 앞으로 어떻게 이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혐오표현들이 더 이상 악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할 것인지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우려와 함께 분야별 이행계획을 이야기 해야 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준비된 답변을 분석해 보면, 가장 변화의 의지가 없는 곳이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와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고용노동부이다. 고용노동부는 권고에 따라 이주노동자의 가족결합권과 사업장 변경의 자유, 근로조건이나 근로감독의 문제, 내외국인 차별의 문제를 개선을 위한 이행 계획 수립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허가제가 비숙련의 단기순화제라는 특성상 현실적으로 가족동반은 어렵고, 사업장 변경의 자유는 사업주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힘들며, 근로감독의 문제는 인원의 문제로 해결하기 힘들고, 내•외국인차별의 문제도 개선방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시민사회단체 측은 이미 고용허가제가 가진 한계 지점에 대하여 지적하며, 단기순환제라는 말은 더 이상 합당하지 않음을 피력했다. 최장 9년8개월의 기간을 일할 수 있는 현행 제도의 운영면에서 그리고 그 이상 한국에 머물 수 있도록 E-7 제도를 열어 둔 상황에서 장기간 혼자 노동력만을 제공하다가 돌아가라는 요구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문제제기인 것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며, 한국사회가 가족의 가치에 대해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으면서도, 이주노동자들의 가족결합권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외면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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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권고 사항 중 외국인, 이주민에 대한 건강보험의 적용범위확대와 내외국인 동일한 기준의 보험금납부와 관련해서 최근 개정을 통해 개선하고 있는 것처럼 답변한 것에 대해서 시민사회 측은 현재 내국인의 평균수입에 준하는 건강보험료 납부를 의무화한 것이 현실에서는 보육실에 머무는 이주아동으로 하여금 11만3 천 원을 넘는 금액을 내야 하게 함으로써, 실질적 수입이 없는 아동을 제도의 피해자로 만들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주아동이라서 생계비나 운영비지원이 안되며, 보육시설 아동의 독립 시 지원받는 500만 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보육원에서 이 아동에 대한 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러워서 시설 수용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이미 개정 전 충분히 질의하고 고려할 만한 문제를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탁상행정이 불러 온 결과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더구나 이러한 개정 과정에서 여론을 호도하는 보도자료도 문제가 되었는데, 특히 농업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자번호가 없는 농업 사용자들에게 고용되어 건강보험에 가입도 할 수 없어서 전체 이주노동자의 건강보험 가입률의 50%도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 없이 이들이 마치 일부러 가입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 한 것이나, 체류기간 3개월 이후에서 6개월 이후에 가입자격이 생기는 문제에서도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내지 못하고 있다가, 질병에 걸려서 밀린 보험료를 납부하고야 치료를 받게 되는 과정을 두고, 아픈 병자에게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도덕적 해이를 운운하는 것이 타당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루어졌다.

결국 이는 제도적 차별에 대한 정당성을 얻기 위해 정부 측은 제도 마련에 있어서 이주민에 대한 문제를 왜곡하거나 현실을 외면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난민 심사에 대한 시민사회 우려에 대하여 지나치게 오해하고 있으며,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법무부 측 담당자의 말도 일부 긍정적인 측면을 용인한다 해도, 예멘 난민 사태에서 보듯이 난민이 다른 이유로 신청한 가짜 난민이 있을 수 있다는 프레임과 난민의 특정 국가 출신의 사람들의 증가를 문제 삼는 방식은 이미 편견을 조장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난민인정은 받지 못했지만 인도적 체류지위를 받은 사람들이 체류기간이 장기화되면서 귀화할 여지를 막아 놓은 영주권 전치주의 문제에 대한 법무부의 개선방향을 물었지만, 돌아가서 논의하겠다는 답변만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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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30분에 걸친 정책 간담회의 뜨거운 현장을 자세히 소개하기에는 지면에 한계가 있으므로 제한적으로 보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부의 정책간담회 참여 태도는 과장급 이상의 참여와 개선의지를 담은 몇몇 부처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특히 유엔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외교부는 강제력이 없고, 부처간 협조와 협력에 의해 실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처 간의 공조가 부실할 경우 이행 가능성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시민사회단체 측에서는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서라도 각각의 권고에 대한 부처와 담당자 그리고 일정 등을 공유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권고 이행에 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문제와 이러한 정책간담회가 앞으로 꾸준하게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나왔다.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에 대해 선언하고, 이주민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4%인 시대이며, 이주노동자의 노동력 제공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민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마치 무엇인가를 빼앗으려는 자들로 의심하고 있는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공존해야 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 틈만 나면 애국주의자들로 자처하는 인종차별적 민족주의 자들은 한국사람과의 일자리 경쟁을 빌미로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당연시하고, 국회의원마저 최저임금조차 주기 아까워서 차별조장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형국에서 우리 정부가 해야할 것은 유엔을 존중하고 우리가 협약한 모든인종차별을철폐하는 협약이 가지는 위상이 헌법과 동일한 위상임을 직시하여 이행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늘 강조하듯이 인권은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 당연히 지켜야 할 권리임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글 | 정혜실 (mwtv@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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