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수요법률살롱2] 제3화. 재난과 공동체 – 조영관 변호사

[‘친구’의 수요법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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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수요일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들이 이주민에게 꼭 필요한 법률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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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공동체

코로나19(COVID-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전 세계 207개 국가에서 발병이 확인되었고, 확진자는 9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망자는 4만명을 넘었다. WHO는 전염병 경보등급을 가장 높은 단계엔 6등급을 발령하고, 특정 전염성 질병이 최악의 수준으로 유행하는 ‘팬데믹’ 선언을 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점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의 전염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첫 시작은 의학적 방법으로 유증상자 중에서 전염된 환자를 하루 빨리 찾아내 격리시키는 것인데, 의료시설이나 인력의 부족으로 이런 기초단계조차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 이와 동시에 확진자의 통계와 동선 등 방역에 필요한 객관적인 정보의 투명한 공개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감염경로를 찾아내고 통제하며, 확진자에 대한 관리를 통해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확진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은 결국 바이러스 보균자를 숨어들게 만들고, 정부기관의 자의적인 정보 통제는 사회 전체적으로 더 광범위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 최근, 몇몇 국가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매우 우려스럽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부와 의료기관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학적 수준은 매우 바람직하고, 칭찬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확진자의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모든 의료인과 공무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수준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특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지원 정책에서 사실 가장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을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거나, 심지어 배제하고 있어 문제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지급하는 이른바 ‘재난기본소득’에서 해당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을 배제하고 있다.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가지고, 내국인과 동일하게(또는 더 과다하게) 세금을 납부하며 장기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을 단지 내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배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종차별이자 인권 침해다. 이러한 조치는 전 세계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재외국민(在外國民)에 대한 체류국의 부당한 차별에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소비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 목적의 지원 정책임에도 내국인에 비해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더 힘은 시기를 보낸 이주민을 배제하는 것은 정책의 지향과도 배치된다.

해외의 사례를 보자. 최근 독일연방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부양을 위해서 프리랜서, 자영업자,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즉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그 대상은 국적과 상관없이 독일에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모든 내·외국인을 지급대상으로 하고 있다. 외국인이라고 배제하지 않는다. 지원금은 최대 1만5천유로(약 2000만원)이며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은 없다. 지원금 신청시에 인적사항과 신분증, 납세번호만 확인한다.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 프리랜서는 신청 후 지원금을 지급받는데 고작 3일이 걸렸다고 했다. 특히, 지원금 지급절차와 방법을 공지할 때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들을 배려해 번역본을 함께 제공했다. 포르투갈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모든 이주자와 난민에게 임시로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모든 이주자와 난민신청자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해외의 사례가 늘 모범적인 것은 아니지만, 재난과 위기 앞에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포섭하려는 노력은 배워 마땅하다.

재난 앞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 외부의 위협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막은 사회적 약자일수록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가장 약한 사람이 가장 큰 위험 위험과 맞서야 한다. 노년층과 만성질환자들이 의학적으로도 코로나19에 치명적이지만, 사회적으로도 자기 보호에 취약한 집단이라는 점은 그래서 비극이다. 다른 사회적 약자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에 머무는 250만 명의 외국인들에게는 확진환자들의 지역과 이동경로 같은 기본적인 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일수록 주거환경이나 노동환경 역시 열악한 경우가 많아 전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루 휴가를 내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긴 시간을 공동체와 단절된 개인이 자신이 가진 능력만으로 살아남을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는 뉴욕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데이터를 분석한 기사를 보도했다. 확진자 수가 많은 대부분의 지역은 중위소득이 낮은 지역이었고, 확진자 수가 적은 20개의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이었다. 콜롬비아 대학의 저스트맨 박사는 인터뷰에서 중위소득이 낮은 지역에는 이민자나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데 그들의 많은 수가 대가족을 이루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작은 집에서 살아 자가 격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의료적 지원은 공공의료시스템이 어느 정도 그 공백을 메워주고 있지만, 개인들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어떤 면에서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해결 방법은 명확하다. 그 사회에 가장 취약한 사람에게 가장 많은 공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것은 세금의 낭비도 아니고,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가장 약한 사람까지 안전한 공동체가, 모두에게 가장 안전한 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글 | 조영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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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센터 친구>는 평화·인권·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에 머무는 다양한 이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2년 영등포구 대림동 단칸방에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주민을 위한 법률지원, 생활 자립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재미나게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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