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수요법률살롱] 제3화. 진심을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 황준협 변호사

[‘친구’의 수요법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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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왠지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
이럴 때 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어 답답했다면
이제 ‘친구’의 수요법률살롱을 찾아오세요.

격주 수요일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들이 이주민에게 꼭 필요한 법률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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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법원에서는 혼인 중 자녀를 두게 된 경우, 양당사자가 이혼을 하면서 반드시 누가 친권 또는 양육권을 행사할 것인지를 정하는 외에 양육권을 가지지 못한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만나서 서로 교류를 할 수 있는 권리인 면접교섭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원래 2007년 민법 개정 전에는 면접교섭권을 부모의 권리로만 보장해 놓고 있었지만, 2007년 민법개정이 이루어지며, 면접교섭권을 부모의 권리임과 동시에, 자녀의 권리로까지 확대 보장하게 되었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만나고자 하는 것은 본능에 가까운 욕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장기에 있는 미성년의 아이라면 같이 살지 않는 부모와 주기적으로 만나 관계를 맺는 것은 단순히 아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것 외에 부모의 이혼에서 오는 본원적인 결핍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아이의 권리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에 면접교섭권을 자녀의 권리로까지 확대 보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현행 비자연장 지침상으로는 양육권을 가지지 못했지만 면접교섭을 실시하는 이주민에게도 그 면접교섭권 행사를 근거로 비자연장을 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 비자연장을 위해서는 비자연장을 원하는 이주민 스스로 면접교섭을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만들어서 제출해야 한다. 즉, 스스로 아이와의 면접교섭이행사실을 증명해야 비자연장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잘 알지 못한채 면접교섭을 이행하였다가 그 입증서류가 부족해 비자연장신청이 기각되는 사례들을 꽤 많이 접하게 된다.

A씨는 혼인이주여성으로 길지 않은 기간 남편과 연애하며 혼인이주를 하게 된 여성이었다. 조금 과격한 면이 있기는 했지만 연애할때는 한 없이 다정했던 남편이었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은 돌변하여, A씨을 억압하고, 폭언을 퍼붓기도 하고 심지어는 폭행을 했다. 한국으로 이주하여 의지할 사람은 남편뿐이었지만 A씨는 어느 순간 그로부터 도망쳐야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쁜 아이까지 임신하고 출산하였지만, 남편은 나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씨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집을 뛰쳐나왔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게 되면 정말 자신에게 큰 위해를 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아이를 두고 집을 뛰쳐나올 수밖에는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편은 일방적으로 이혼소송을 진행하여 자신은 남편과 법률상 이혼이 되어 있었고, 친권 양육권도 모두 남편이 가지게 되었다. A씨는 아이를 보고 싶었다. 그동안 아이를 보기위해 남편과 연락도 시도하여 보았지만, 남편은 절대 아이를 보여줄 수 없다고만 하였다. 결국 A씨는 법원에 아이를 보기 위해 면접교섭이행심판청구를 하게 되었다. 소송중간에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A씨는 처음에는 자신을 냉랭하게 대했던 아이가 조금씩 자신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아이를 만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짧은 빈도로 2시간 정도만 이루어지던 면접교섭도 아이와 함께 1박2일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면접교섭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A씨는 이렇게 성실히 면접교섭을 이행하다 보면 아이에게 엄마로서 해주지 못했던 부분들을 메워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비자연장이 문제였다. 출입국사무소에서는 면접교섭을 이유로 한 비자연장을 위해서는 아이와의 면접교섭을 하는 사진을 가지고 오도록 요구했다. A씨는 가정법원 내에 마련된 면접교섭센터에서 면접교섭을 이행하고 있었으므로 자신이 계속해서 아이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사진을 찍어 남겨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출입국사무소의 요청에 A씨는 법원 면접교섭센터에 전화를 걸어 현재 면접교섭을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출입국사무소 비자연장 담당자는 사진만을 요구하며, 자신이 그러한 확인을 할 의무는 없다고만 강변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A씨는 겨우 비자연장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A씨는 더 이상 아이를 보지 못하고 본국으로 쫓겨가게 될까봐 큰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외국인 출입국에 있어서 엄청난 재량을 가지고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비자신청과 연장, 비자변경 등 권리를 부여는 처분과 관련해서 유독 그 사실확인을 위한 업무에는 신청자에게 적극적인 서류제출의무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약간의 재량을 발휘하여 사실 확인을 하는 것에 대해서조차도 소극적이다. 비자신청이나 연장 거부에 있어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출입국의 재량이 왜 그들에게 권리를 주는 처분을 할 때에는 극도로 소극적으로 발휘되는 것일까? 물론 비자연장을 위해 면접교섭의 권리를 이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겠지만, 아이를 보기 위해서는 비자연장이 필요하고, 비자연장이 되어야 아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경계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부모가 아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 그 진심을 의심하는 사회. 왠지 슬프다. 외국인도 아이를 보고 싶고,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똑같은 사람이다. 단지 그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내국인과 달리 그 진심을 의심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글 | 황준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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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이주민센터 친구 이메일(friend79law@gmail.com)로 보내주시면

그 중에 한 가지를 선별하여 법률살롱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이주민센터 친구>는 평화·인권·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에 머무는 다양한 이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2년 영등포구 대림동 단칸방에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주민을 위한 법률지원, 생활 자립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재미나게 해오고 있습니다.

Homepage : http://www.chingun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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