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수요법률살롱] 제21화. 결혼이주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체류자격 완화가 되어야 한다. – 신하나 변호사

[‘친구’의 수요법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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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체류자격 완화가 되어야 한다.

 

지난 4일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영상이 SNS에 공개되었다. 남편은 ‘한국말을 잘 못한다.’며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해당 여성을 폭행하였고, 아들까지 폭행하였다.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였고, 경찰청장과 국무총리가 사과하기까지 하였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남편의 폭력 등으로 숨진 이주여성은 언론에 보도된 것만 21명이다. 2017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발표한 ‘결혼이주 여성 체류실태’ 자료를 보면, 결혼이주 여성 920명 가운데 42.1%에 이르는 387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정폭력 피해 유형(복수응답)을 보면, 피해자 가운데 81.1%(314명)가 가정에서 심한 욕설을 듣는 등의 심리·언어적 학대에 시달렸고, 67.9%(263명)는 성행위를 강요받거나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 ‘흉기로 위협 당했다’는 응답도 19.9%(77명)나 됐다. 또한 폭력 피해 여성들 중 31%가량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가 서툰 데다 사회적 연결망도 부족한 탓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도 주변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이름 없는’ 피해자들의 비극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결혼이주 여성들의 인권 침해를 조장하고 방치하는 주된 원인은 국적 취득 과정에서 여전히 남편의 ‘신원보증’을 요구하는 현실이다. 인권위는 2011년 결혼이주 여성이 국내에서 체류 연장 허가를 받을 때 한국인 배우자가 ‘위장결혼 방지’ 취지로 신원보증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할 것을 명시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표명했다. 이후 법무부는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을 폐지하였지만, 결혼이주 여성이 국적을 취득하기 전 한국에 체류하기 위해 비자 연장이나 영주권 신청 등을 할 때 혼인 관계 사실 등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신원보증’은 여전히 필요하다. 여전히 남편이 동행하지 않거나 등본이 없으면 체류 연장이 쉽지 않다. 따라서 한국인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신원보증을 철회하면 이주여성은 체류 자체가 어려워진다.

지난해 12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정부의 인종 차별 방지 정책을 심의하고 폭력 피해 이주여성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에 우려를 표명했다. 2015년에는 유엔 인종차별 보고관이 한국 방문 보고서를 내놓고 결혼이주여성의 체류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 2011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의 국적 취득 요건과 관련한 차별 조항 폐지를 권고했다. 현재 한국의 사실상 신원보증제도는 국제적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최근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살면서 시어머니와의 갈등과 남편의 방치 때문에 이혼하게 된 베트남 여성이 서울남부출입국관리소장을 상대로 체류 기간 연장 불허가 처분 취소소송을 내었던 사건에서, “중대한 귀책사유가 남편에게 있는 경우 해당 여성은 계속 체류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과거 100% 남편에게 귀책사유가 있어야 하고, 자신에게는 전혀 귀책사유가 없다는 점을 결혼이주 여성이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간 판결이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240만 명 시대,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변화하는 사회에 걸맞게 제도와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 결혼이주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걷어내고, 한국에 체류한 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누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글 | 신하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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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센터 친구>는 평화·인권·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에 머무는 다양한 이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2년 영등포구 대림동 단칸방에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주민을 위한 법률지원, 생활 자립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재미나게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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