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수요법률살롱] 제18화. 어느 날 경찰이 당신을 찾아온다면… – 이경재 변호사

[‘친구’의 수요법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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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왠지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
이럴 때 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어 답답했다면
이제 ‘친구’의 수요법률살롱을 찾아오세요.

격주 수요일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들이 이주민에게 꼭 필요한 법률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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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경찰이 당신을 찾아온다면…

 

보통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경찰서, 법원을 갈 일이 많지는 않다.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만 보아도 가슴이 쿵쾅쿵쾅 요동쳤던 건 새가슴인 나만 그런 것인가.

행여 경찰에서 당신을 체포한다면, 아니면 조사할 것이 있어 경찰서에 출두하라고 연락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18년 한글날 아침, 다급하게 피의자 접견을 갈 수 있는 변호사를 수소문하는 연락이 왔다. 화창한 휴일 아침-때마침 샌드위치 데이라 다들 어디로 놀러 갈 수 있는 아주 화창한 빨간날(?)- 변호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을 터.

전날 저녁 긴급체포된 이주노동자가 답답한 유치장에 있다는 소리에 눈부신 그날 날씨 탓인지, 아님 지인들과의 시끌벅적한 식사분위기 탓인지 유치장에 가겠다는 연락을 보내고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다행히도 다른 변호사님도 같이 참여하신다 하여 동행하게 되었다.

고양시에서 다른 활동가님을 뵙고 상황 파악을 하고 당사자를 변호인-엄밀히 말하면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자격으로- 접견하게 되었다. 퀭한 눈의 당사자는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았으니, 처음부터 쉽지가 않았다.

‘돈은 얼마나 내야되는지’, ‘동생들은 본인이 잡혀 있는 것을 아는지’부터 물어본다.
우여곡절 끝에 여러 가지 상황을 듣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방법을 알려 주는 등의 수 차례의 접견이 끝나니 밤 11시였다.

문득 까만 밤하늘 홀로 빛나는 별을 보니, 홀로 이렇게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면, 나라도 덜컥 겁이 날 것 같았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어서, 정말 어느 순간 갑자기 경찰이 당신을 찾아 올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순간 어떻게 대처를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경찰이라고 연락이 온다면-요즘 워낙 보이스피싱이다 뭐다 해서 사기꾼이 많으니- 일단 그 신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속과 성명,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한다. 그 후 공식적인 경찰서의 연락처를 통해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 첫 수순일 것이다. 그 후 어떤 연유로 출석하게 되는지 물어본다. ‘참고인’일지라도 ‘피의자’신분으로 돌변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나, 대비책이 달라질 수 있으니 ‘공손히’ 물어본다. ‘참고인’이라면 마음 편히 출석하여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출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여야 한다. 임의수사라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나, 수 차례의 출석거부는 의심을 살 수 있다.

‘피의자’라고 한다면, 어떤 범죄혐의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변호사에게 대응방법 등을 물어본다. 이러한 것은 정말 원칙적인 이야기이고, 불시에 체포시에는 경우가 다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인데, 정확히 자신의 권리를 찾고 대응방법을 알아두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한국속담은 호랑이에게 물린 사람이 살아서 돌아와 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모든 사람은 변호인에게 도움을 받을 권리가 헌법상 보장되어 있다. 이러한 권리는 국민의 권리를 넘어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장받을 권리이다(헌법 제12조 제5항,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44조의3 제1항). 그러므로, 변호인을 될 변호사를 수소문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첫 번째 정신차리고 해야할 일이다.

특히 외국인 피의자의 경우 통역과 번역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으며(형사소송법 제180조, 경찰청 범죄수사규칙 제244조) 심리적 안정 도모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피의자신문조사시 신뢰관계인의 동석을 요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5 제2호). 또한 수사기관이 외국인을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외국인에게 자국 영사관과 자유롭게 접견, 통신할 권리가 있음을 통지하여야 한다(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서울변호사협회에서는 이런 대처방법을 적어놓은 ‘자기변호노트’를 한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어로 만들어 놓았다. 지금 일일이 읽는 것은 귀찮은 일이니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서울변호사협회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해 놓자.
♦ https://www.seoulbar.or.kr/EgovPageLink.do?link=/site/introduction/IntroductionSelfJustification

2019년 6월 현재 상기사건의 당사자는 지루한 수사기관의 조사에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수사결과 기소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디 이 글이 나올 때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원하며, 설혹 기소되더라도 당신의 변호사가 끝까지 당신의 결백을 밝히겠노라고 다짐하며 횡수를 마친다.

 

 

글 |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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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이주민센터 친구 이메일(friend79law@gmail.com)로 보내주시면

그 중에 한 가지를 선별하여 법률살롱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이주민센터 친구>는 평화·인권·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에 머무는 다양한 이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2년 영등포구 대림동 단칸방에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주민을 위한 법률지원, 생활 자립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재미나게 해오고 있습니다.

Homepage : http://www.chingun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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