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M칼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BLM(Black Lives Matter) 방송 이게 최선인가요?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BLM(Black Lives Matter) 방송 이게 최선인가요?

6월의 어느 날, 식당에서 주문을 기다리면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됐다.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소식을 다루는 내용을 접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방송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출처가 불분명한 영상을 인용했고, 본질이 아닌 겉에만 짚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줬다. 더 자세히 다뤄야 될 부분을 정작 놓치고 있다는 느낌도 주었고, 특정 이슈의 자극적인 장면만 돋보이게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 내용이 도대체 어떠했을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인권문제인 BLM 운동을 그동안 어떻게 보도했을까.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495회(출처: 2020년 6월 3일 유튜브)

언제

2020년 5월 25일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라는 한 청년이 사망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과잉진압에 미국 시민들이 분노했다. 비무장이었던 플로이드가 죽는 과정을 마침 지나가던 한 여성이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그렇게 세계로 미국 경찰의 공권력 남용 사실이 생중계됐다.

그렇게 퍼졌다. 이 사건의 반향은 인종과 성별, 나이와 국가를 따지지 않고 퍼지고 퍼져, 결국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인권운동으로 이어졌다. 2012년 미국 플로리다 주 샌포드 시에서 17세의 흑인 남성 트레이번 마틴,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발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사망 사건에서 끝났어야 될 억울한 죽음이, 2020년에도 해결되지 않아 지구촌을 들썩이게 했다.

2020년 6월 4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496회 방송은 이 내용을 다뤘다. 방송은 이 영상의 출처를 “SNS@Breaking911”이라고 밝히며, 해당 영상을 보여줬다. 그런데 없었다. 찬찬히 살펴보면 이 영상이 2020년 5월 25일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벌어진 것인지, 그래서 소셜미디어에 언제 올라온 것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김진의 돌직구쇼>는 방송이 끝날 때까지 이 영상이 언제 촬영됐고, 어떤 시점부터 세상에 공유된 것인지 전해주지 않았다. 출처가 불분명했다.

2020년 6월 4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496회. 진행자 김진 씨의 모습

어떻게

검은색 옷을 입은, 흑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큰 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다. 빨간색 후드티를 입은 흑인으로 추측되는 남성이 백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의 목을 뒤에서 조른다. 여성을 제압하려는 빨간 옷 남성의 움직임이 연신 이어지고, 동시에 검은색 옷을 입은 흑인 남성이 허공에 나무를 휘두른다. 무언가를 때려 부수는 동작을 하고, 벽에 나무 막대기를 내려친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가 제시한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의 내용이다.

<김진의 돌직구쇼> 김진 진행자는 영상을 제시하기 전에, “미국 뉴욕 주에서 상점을 약탈하려는 약탈자를 막아서는 백인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됐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일까? 아니었다. 영상의 출처가 불분명한 가운데, 내용도 보면 볼수록 동의하기 어려웠다. 진행자의 설명과 내용이 정확히 딱 맞지 않는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진행자의 설명과 달리, 흑인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성이 백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을 어떤 이유로 폭행하고 있는 것인지 영상 내용만 가지고는 전혀 확인할 수가 없다. BLM의 여파로 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시위대가 난동을 부리는 것인지, 반대로 백인 여성이 두 흑인 남성을 인종 차별해, 이를 참지 못한 두 사람이 물리적 행사를 하는 것인지, 전혀 다른 맥락에 두 남성과 한 여성이 시비가 붙어 남성들이 물리력을 행사한 것인지 영상만 가지고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소개된 영상이 촬영된 시점과 세상에 정확히 언제 공개가 됐었는지, 흑인으로 보이는 두 청년을 “약탈자”라고 묘사될 만큼 정확히 무엇을 상점에서 훔친 것인지, 왜 백인인 거 같은 여성이 두 사람에게 제압당하는 것인지 정작 방송을 보면서 궁금증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 실제로 사건이 발생됐는지 사실 여부와 함께, 방송에서 지정한 흑인이 “약탈자”, “난동”으로 불릴 수 있는지 시청 내내 궁금증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커져갔다.

2020년 6월 4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제시된 영상에서 흑인으로 추정되는 두 명의 사람이 백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을 몸으로 제압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에 대한 물음은 ‘왜’라는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2020년 6월 2일부터 4일까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이 그러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은 BLM 시위 참가들 중 일부가 값비싼 명품 매장을 약탈하는 장면에서, 미국 경찰차가 시위대를 차로 밀며 전진하는 모습에서 앞서 보다 더 강하게 이어졌다. 방송은 그렇게 주로 보여줬다. 흑인과 시위대가 길거리에서 방화를 저지르고, 누군가를 때리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큰 목소리를 내는 폭도처럼 묘사했다.

반문할 수 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던 일을 보여준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냐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맞다. 방송은 ‘사실’을 보여줬다.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과 교민의 상태를 갈무리해 전달하며, 1992년 LA 폭동 때처럼 다시 피해를 볼까 두려운 것인지, 극렬한 대립에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간추려 보여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단순 사실 전달에 그쳤다. BLM 운동의 ‘진실’이 무엇인지, 그래서 본질이 정확히 뭐라고 꼬집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미국에서 유독 발생하는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음에도 어떤 맥락과 배경에서 해결이 안 되는 것인지 몇 날 며칠 이어진 방송은 핵심 대신 겉을 맴돌았다. “전시상황”, “약탈”, “폭도”라는 말고 자막이 앞장서고 매일매일 미국에서 BLM 관련 싸우는 장면이 뒤서거니 했을 뿐이었다.

결국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서 보여준 BLM 운동 영상은 소수의 발언과 행동을 부각하는데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보여줬어야 될 인권과 연대, 참여와 공감과 관련된 영상은 정작 방송에서 매우 적게 다루는데 그쳤다. 자극적인 장면을 부각하는 양념에 머물렀다. BLM 운동이 촉발된 계기가 인권 유린에 대한 반발이었다는 점을 볼 때,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2020년 6월 2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 내용 중 일부.

육하원칙

지난 6월 2일과 3일, 4일 총 3일에 걸쳐 BLM 문제를 다뤘던 <김진의 돌직구쇼>는 궁금증이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쌓여가는 방송이었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이랬다. 본 방송이 ‘육하원칙’이라는 방송과 보도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5W1H.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그리고 왜. 방송에서 소개한 영상이 정확히 ‘언제’ 있었던 것인지, 실제로 ‘어떻게’ 사건이 벌어졌는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여러 방송에서 전문가들의 면모와 설명이 그러했다. 미래통합당 비대위원(현 국민의힘), 변호사, 그리고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이력은 인권 문제이자,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인 BLM 이슈를 제대로 설명해 줄 섭외로 보이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이들이 인권운동을 다룰 수 있는지 방송은 증명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6월 2일 방송은 국내 변호사가 미국의 치안 문제를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며 마무리하는데 머물렀다. 왜 시민들이 밖으로 나서는지, 전 세계에서 이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지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결국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언론과 방송의 기본원칙인 육하원칙을 제대로 따르지 않은 방송이었다. 이슈의 이면까지 훑어 시청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공공재인 방송의 책무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인권 문제를 왜 이렇게 밖에 다루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이게 최선일까. 의문에 의문을 더하는 수준이었다. 한 사람이 길거리에서 참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현실에, 이 내용을 전달하는 방송에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라는 기대를 갖는 건 무리일까.

각각 6월 2일과 6월 4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출연자들

글 | 정현환 (이주민방송MWTV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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