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이주민영화제 in 춘천] 영화로 함께 하는 <제4회 더불어 이주민플러스 춘천지역상영전>을 다녀와서

영화로 함께 하는 <제4회 더불어 이주민플러스 춘천지역상영>전을 다녀와서

찬 공기가 휘감기는 춘천에서 날씨와는 반대로 열기로 넘치는 곳이 있었다. 바로 그곳은 커먼즈필드 춘천의 루프 탑이었다. 더불어 이주민 플러스에서 준비한 춘천지역상영전으로 <헤나, 라힐 맘>과 <령희>, <세컨드 홈>이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몇 년 전 원주에서 있었던 이주민영화제의 지역상영회에 참석했던 더불어 이주민 플러스의 전 회장인 이경순님과 현 회장인 임혜순님이 먼저 제안해서 성사된 춘천지역상영전은 어느덧 4회차를 맞게 되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활동가들로 구성된 더불어 이주민 플러스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사회 단체로서 공간을 내어 준 커먼즈필드 그리고 영화를 보기 위해 참석한 지역 활동가 및 시민들의 참여로 풍성하게 채워진 자리였다. 루프 탑은 카페처럼 꾸며졌는데, 이 영화상영전을 위해 커먼즈필드에서 데크를 깔고 테이블과 의자들을 준비해 주었고, 영롱하게 반짝거리는 전구들처럼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역상영전이 열리기 전에 시민들의 후원과 지지 표명이 페이스북을 장식했고, 이주민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여러 달 공유되었다. 그 메시지들은 10월 16일 당일 날 전시되었다.

“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주민과 더불어 차별 없는 공동체”
“집 밖에 나가면 누구나 이주민. 우리는 모두 하나랍니다.”
“모든 이주민 파이팅!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보는 법을, 인간다움을 헤아리며 보는 법을, 나, 너, 우리 그 사이 보는 법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우리 서로 힘을 줄 수 있는 더불어 이주민이 됩시다”

여기에 실은 글들은 일부만 골라낸 응원의 메시지다. 이처럼 강원도의 춘천이라는 지역에서 이주민영화제에 상영되었던 영화들을 지역주민들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 나눔으로써 이주민을 이해하고 공존하려는 노력들이 만든 춘천지역 상영전이었다. 찾아오는 관객들을 위해 정성을 담은 도시락과 따뜻한 차 그리고 엉덩이를 데워준 핫 팩과 무릎을 감싼 담요들 그리고 환대의 인사들로 시작부터 온기가 넘쳤다.

무엇보다 이날 참석한 관객 중에 미국에서 활동중인 이주민 4세에 해당하는 중국계 미국인인 제프리 챈 감독이 감동을 깊이 받았다며 소감을 나눠주기도 했다. 본인도 이주민 후손으로서 미국으로 이주한 아시아인들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주민 당사자들의 작품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혜나, 라힐맘>이나 <세컨드 홈>은 한국에서 처음 본 이주 이슈를 담은 영화들로 인상적으로 보았다고 했다.

이날 영화를 보고 나서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에는 <세컨드 홈>을 만든 섹알 마문 감독과 이어졌고, 이주노동자의 주거권과 체류권 그리고 현재 가장 큰 이슈인 사업장변경의 자유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관객들은 미처 몰랐던 이야기라 던가, 이주민의 문제를 너무 피상적으로만 알았다며 더 많은 관심을 쏟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까지 이주민영화제는 13회를 달려왔다. 올해는 코로나와 조직내부의 정비를 이유로 영화제를 쉬어가기로 하고 찾아가는 이주민영화제 지역공동체상영회를 하는 중이다. 지역에선 서울에서만 열리는 이주민영화제는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잘 모르는 영화제다. 그리고 이주와 관련된 영화 작품들이 얼마나 만들어지고 있는지, 내용은 무엇인지 정보가 쉽게 전달 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시작된 찾아가는 이주민영화제를 통해 작품들을 만나면서 지역주민들은 새롭게 이주민에 대한 생각들을 돌아보고 반응하고 있다. 춘천에서 시작된 6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의 심각 단계가 연기되었던 일정들이 안산, 대구를 거쳐 대전, 천안, 청주로 이어지고 있다. 예산의 한계로 올해 많은 지역을 가지 못하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기에 관심있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사전을 집필한 수잔 헤이워드는 한 편의 영화는 의미를 매개하며 등장인물들도 의미를 매개한다고 했다. 그렇다 이주민영화제에 걸리는 영화들은 실은 영화를 매개로 이주민의 삶과 인권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래서 영화제 슬로건도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주제들로 포스터를 통해 공유되었다. 그래서 수잔 헤이워드의 말처럼 영화가 가진 이데올로기적인 힘을 믿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기를 원하고,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그 핵심적인 메시지는 이주민이란 인격을 가진 존재이며, 존중 받아야 할 사람들이며, 함께 살아가야 할 가족이자 이웃이며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에서의 만남은 너무나 소중하다. 찾아가는 이주민영화제 공동체 상영회와 춘천지역상영전까지 두 번이나 함께 한 더불어 이주민 플러스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내년에도 춘천에서 다시 함께 할 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글 | 정혜실 (이주민방송MW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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