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이주민영화제]비밀조직단 추천작-바다에서 소년에게

12회 이주민영화제 비밀조직단 추천작
바다에서 소년에게 (The Boy And Kapila)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최남선의 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가 묘사하는 바다의 소리가 나는 한 섬이 이 영화 <바다에서 소년에게>의 배경이다. 평화로운 바다의 소리가 나는 곳이지만 한편에서는 임금체불 갈등으로 격양된 목소리가 소년 영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결국 영준은 아버지와 갈등을 겪던 카필라가 도망간 곳을 찾아가고, 카필라는 그의 아버지에게 영준을 인질로 협박을 하며 대립의 골은 더욱더 깊어져만 간다.

영화 <바다에서 소년에게>는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제목을 연상시킬 뿐 아니라 그 은유와도 연결된다. 시에서 바다는 아무리 힘과 권세가 강하던 이들일지라도 무력하게 만들어버리는, 오직 대담하고 순수한 소년만이 맞설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오직 그 소년만이 민족사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갈 가능성을 지닌 자 인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바다는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체불, 그 뿐만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이주민 문제 전반을 의미한다. 영준은 카필라와의 소통을 유일하게 시도하며, 바다에 맞서는 순수한 소년의 모습을 표상한다. 하지만 이 소년은 결국 바다를 두려워하며 도망가 버린다. 소년은 문제의 바다를 표면적으로만 바라보며, 아버지는 왜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지, 이주민 노동자는 왜 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절박한지 등 문제의 근원이 되는 사회구조를 간파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주민의 임금체불액이 500억을 넘어섰다. 1인당 평균 326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차별, 폭행, 성희롱 누명 등 편견에 기반 한 사회적 폭력으로 이주민 노동자들은 피멍이 들고 있다. 영화의 감독이 이 폭력의 바다에 맞서는 주체로 권력자가 아닌 소년과 같은 젊은이들을 상정한 것은 이주민노동자의 고통이 오늘날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갖는 낮은 지위로 인해 겪는 어려움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청년 노동자들도 임금을 받아야할 시기에 받지 못해 마음 졸이고, 적은 임금으로 열정 페이를 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으며,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 이주민 노동자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며 배제하는 것은 결국 같은 노동자 계급인 청년들이 이주 노동자를 노동자 계급의 최하층으로 밀어내며 노동자간의 위계를 만들어나가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위계는 또 다른 취약층인 청년을 착취하는 구조로 자리 잡아 자신을 얽매는 족쇄가 될 것인데 말이다.

<바다에게서 소년에게>에서 영준은 카필라의 손을 잡고 첨벙거리며 바다에서 수영을 배운다. 우리도 이주민과 손잡아 문제의 바다에 맞서고, 그 넓고 깊은 문제의 뿌리를 간파해 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이것은 실제로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것처럼 어렵고 위험한 일이 아니다. 단지 이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 고통을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공감하며 문제해결의 주체로 서는 것에 함께 하자는 것이다.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전달하는바와 같이 그것이 곧 새로운 이주민과 선주민의 함께하는 사회의 흐름, 성 밖과 안의 구분에서 벗어난 노동의 기조를 이룩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글 | 성균관대학교 유경민


상영작 정보


10.13(SAT) 16:00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 1관

바다에서 소년에게 The Boy And Kapila
김규식│Korea│2018│25‘│Drama

줄거리 Synopsis
어느 여름의 섬, 영준의 집에서 일하던 이주민 노동자 카필라가 임금체불 문제로 아버지와 갈등을 빚고 집에서 쫓겨난다. 이에 아버지 몰래 카필라를 만나러 간 영준은 카필라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자신을 인질로 삼아 아버지에게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영화가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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