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의 #미투 “피부색 떠나 존중받아야”

 <이주여성들의 #Me Too 사례 발표회>에서 각국나라 언어로 기재된 메시지를 들면 구호를 왜치는 참여자들
 <이주여성들의 #Me Too 사례 발표회>에서 각국나라 언어로 기재된 메시지를 들면 구호를 왜치는 참여자들

“앞으로도 이런 활동 많이 하면 좋겠고요, 한국 사회가 이주여성들에게 편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리핀 출신의 이주여성 통역사 오혜진 씨는<이주여성들의 #Me Too 사례 발표회>에서 발표한 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월 9일 (금)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장에서 <이주여성들의 #Me Too 사례 발표회>가 열렸다.

필리핀 통역을 담당한 오혜진씨는 ‘이주여성에게 일어나는 친족 성폭력 : 필리핀 여성 사례’에 대해 발표하였다. 본 사례는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필리핀 처제를 한국인 형부가 성폭행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1심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내렸으나, 지난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피고인은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오씨는 “성폭력이나 인권 침해를 당한 여성분들에게 ‘두렵겠지만 가슴 속에만 담아뒀던 얘기를 용기를 내어 말하라’고 이야기 하고 싶고, 한국 여성들처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해도 상담 기관이나 친구에게라도 말하라고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이 미래의 이주여성들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이외에도 캄보디아 , 베트남, 태국, 중국 출신의 여성들의 피해 사례 발표가 있었다. 결혼 이주여성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온 여성이 사장 등에게 성폭행 당한 사례가 나왔다. 한국 문화에 동경을 가지고 있던 유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사례 등,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

5명의 이주여성 활동가들의 발표가 끝난 뒤 톡투미 이레샤 대표,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신영숙 대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허오영숙 대표는 ▲ 체류 지위와 관계없이 국내 체류 모든 이주여성의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피해 종합적인 대책과 창구 마련 ▲ 체류 불안 없이 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지원 체계 마련 ▲ 이주여성 노동자의 인권보호와 성폭력 대책 마련 ▲ 선주민에 대한 다문화 감수성에 기초한 폭력 예방 교육과 인권 교육 등의 요구사항을 낭독했다.

 

인천에서도 이주여성 #MeToo 캠페인 벌여

<이주여성들의 #Me Too 사례 발표회> 다음날인 지난 10일에 우리가 사는 인천에서도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아이다마을(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공동체)의 필리핀 출신의 현제인 대표를 중심으로 이주 여성들이 부평 문화의 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성폭력 가정폭력 예방 미투 캠페인>을 벌였다.

그 자리에는 이주여성들에게 힘이 되어주겠다며 동참한 이들도 있었다. 나와 같이 서구지역에서 경로당 배식봉사 등을 하고 왔던 <다문화 평화 봉사단> 김동호 대표와 일본 사가현 출신의 야마구치 케이꼬 씨도 그렇다. 뿐만 아니라 일본 후쿠오카 여자대학에 근무하는 재일교포 3세 서아귀 교수, NGO기관에서 인턴 중인 대학생 등도 함께했다.

 

큰사진보기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우측 4번째가 서아귀 교수, 그 좌측이 김동호 대표, 가운데 현제인 대표, 그 뒤에 야마구치 케이꼬 씨다.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우측 4번째가 서아귀 교수, 그 좌측이 김동호 대표, 가운데 현제인 대표, 그 뒤에 야마구치 케이꼬 씨다.
ⓒ 야마다다까꼬

“누구든 내 가족이, 내 친구가, 내 이웃이었던 이가 차별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삶을 부정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 것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삶이 여러분의 미래의 선택일 수도 있으며 당신이 선택한 삶은 물론 마땅히 존중받아야합니다. 그렇다면 상호적인 입장에서 이 땅에서도 피부색, 종교, 성별을 떠나 각각의 삶이 존중받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현재 이 사회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언어폭력과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우리들의 실정입니다. 누군가의 아내요 누군가의 엄마인 우리들에게 반말과 욕이 마치 당연한 호칭처럼 따라다니고 있고 직장에서는 여성으로서도 아니고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 인형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략) 여성의 날에 즈음하여 우리는 인류의 일원으로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다하고자 작은 용기를 내어 우리들의 고백을, 우리들의 요구를 소속된 사회에 전하고자 합니다.”

 

 부평시장역 근처에 위치하는 아이다마을 사무실에서
 부평시장역 근처에 위치하는 아이다마을 사무실에서
 부평시장역 근처에 위치하는 아이다마을 사무실에서 필리핀 전통음식도 맛보면서
 부평시장역 근처에 위치하는 아이다마을 사무실에서 필리핀 전통음식도 맛보면서
ⓒ 야마다다까꼬

이런 내용의 성명문을 미리 준비해서 거리에 나섰지만 그 날은 상인들이 길거리 행사를 준비한 날이라 마이크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일단 지나가는 분들에게 <아이다마을>리플릿을 나눠준 후, 그들의 사무실도 방문했다.

부평시장역 근처에 있는 <아이다 마을> 이주여성들의 아담한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이주여성들이 사무실 겸 교육 공간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기에, 가끔 연락하며 근황을 물어보기도 한다.

그날 그들이 직접 마련한 필리핀 전통 음식의 맛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우리 서구의 <다문화 평화 봉사단>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

이주여성들의 힘은 아직 미약하다. 하지만 이 지역 사회에서도 곳곳에서 여러 사례를 통해서 활동 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당신의 가족이 이주여성이었다면 어땠을지, 그런 마음으로 공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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