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도 월급도 못 받고…” 영화에 담긴 이주노동자의 삶

 <꿈, 떠나다> 상영후의 관객과의 대화에서의 섹 알마문 감독(좌측 두번째)과 정혜실 MWTV이주민방송 공동대표(우측 두번째)

<꿈, 떠나다> 상영후의 관객과의 대화에서의 섹 알마문 감독(좌측 두번째)과 정혜실 MWTV이주민방송 공동대표(우측 두번째)ⓒ 야마다다까꼬

“대부분의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긴 시간을 일해도 8시간만 인정이 되고 야간수당도 받지 못한다. 고용허가제는 4년 10개월이다. 많은 분들이 왜 4년 10개월이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5년부터 합법적으로 한국의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4년 10개월로 한정지은 것이다.

또 사장이 잘못해도 노동자가 벌 받아야 하고 그런 사례들이 정말 많다. 말로는 4년 10개월 얘기하지만 3년 끝나고 사장이 재계약해야 1년 10개월을 받을 수 있다. 사장들한테 이렇게 힘을 다 실어주면 노동자들은 당할 수밖에 없고. 대체로 많은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고. 월급을 제대로 못 받아도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허가제 헛점이 많고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제도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섹 알마문 감독은 우리나라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실태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6일,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제23회 서울인권영화제’ 영화 <꿈, 떠나다>가 상영됐다. 섹 알마문 감독이 방글라데시와 한국을 오고가며 찍은 다큐 영화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한국에 가는 날만 바라봤던 많은 현지인들의 모습과 실제로 우리나라에 와서 힘들게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습들을 대비적으로 담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오기만 하면 돈을 벌고 자신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그 희망을 버릴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감독이었기에 찍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말하기 어려운 중도입국청소년들의 마음을 영상에 담아

 수원이주민영화제 <청소년색션> 상영후의 기념촬영. 좌측 두번째가 김옥 양이다.

수원이주민영화제 <청소년색션> 상영후의 기념촬영. 좌측 두번째가 김옥 양이다.ⓒ 수원이주민영화제

“한국어를 배우는 우리에게도 유익하고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 되었어요.”

러시아에서 온 이주배경청소년인 김옥양은 수원이주민센터에서의 영상제작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수원이주민센터에서 주최하는 ‘제5회 수원이주민영화제’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수원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되었다. 10일에는 수원이주민센터에서 영상제작수업에 참여한 이주배경청소년 10여 명이 자신들의 작품을 상영한 후에 관객과의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가졌다.

아직 한국어가 서툰 이들을 위해 통역자도 함께 참여하며 대변해줬다. 고려인계 어머니와 재중동포 아버지의 사이에서 태어나 러시어에서 나고 자란 20세 김옥양은 올해 한국에 온지 2개월 정도 밖에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어도 조금 이해하고 필자의 서투른 영어 질문에도 잘 대답해준 고마운 친구였다.

그녀처럼 20세 이후 중도입국한 청소년들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등록된 이주청소년 10~24세 3169명 중 1695명이다. 절반 이상인 셈이다. 김옥양도 나이 차가 있어보이는 아직 어린 초등학생 같은 남동생을 돌보며 참여하고 있다. 중도청소년들은 어머니가 재혼해서 부르게 되는 경우도 있고 어린 동생을 돌보니까 학교에 다닐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또 이주민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정보 등도 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수원이주민센터는 그들에게 이런 영상교육은 새로운 것에 도전할 기회이기도 하다. 반면 이주배경청소년들이 교육기간이 한정돼 있으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쉽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어로 전달하려면 그 언어의 배경이 될 문화도 이해해야하므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느낀 다양한 감수성은 시기가 지나면 표현하기 어려울 내용일 수도 있다 보니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표현해 보는 게 그들에게도 성취감,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또 진로 진학에도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올해 이주민방송 MWTV에서는 이주민영화제 MWFF에서의 상영을 목표로 이주배경청소년을 중심으로 영화제작교육을 마련하려고 한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바라본다.

이주민영화제 http://mwtv.kr/movie-mw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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