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농촌지역 외국인 계절근로자제도 도입 중단해야 한다

농촌지역 외국인 계절근로자제도 도입 중단해야 한다


법무부는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에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작년 괴산군 실시에 이어 올해 5월~7월 사이에 강원도 양구군(62명), 충북 보은군(30명), 단양군(7명) 등 4개 지자체 총 124명의 계절근로자를 도입하여 두 번째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계절근로자제도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제도이고 도입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법무부는 즉각 이 사업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

첫째, 추진 과정 자체가 철저히 비공개이다. 새로운 노동인력 제도를 만들고자 시범사업까지 두 번씩이나 실시하면서 법무부는 공청회 한 번 하지 않았다. 작년 시범사업의 결과 보고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주 인권단체들의 의견수렴도 없었다. 단체들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는 토론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둘째, 계절근로자제도는 인권보호에 극히 취약하다. 3개월 이하로 단기간 노동하고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은 한국어를 배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통역이 잘 배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의사소통이 가로막히는 환경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고충이 있더라도 제기하기 어렵게 된다.
셋째, 기본적 노동권이 제약되어 있다. 예컨대 보험은 산재보험만 가입 가능할 뿐 건강보험 등은 가입할 수 없다. 법무부가 내려보낸 근로계약서가 있는데 이 역시 공개되어 있지 않다. 임금,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일, 숙식 등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작년 괴산군에서는 임금을 매월 지급하지 않고, 출국할 때 일시불로 지급했다고 하는데, 당사자들과 협의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것이다. 더욱이 노동조건 관련하여 노동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사실상 없다. 지방노동청에 제기를 해야 하는데 접근할 방법이 없을 것이며, 설사 제기한다 해도 3개월 지나면 돌아가야 하는데 문제해결이 되기 거의 어렵다.
넷째, 근로감독이 어려울 것이다. 현재 고용허가제 농촌 이주노동자와 그 사업주인 농가는 노동부에서 관할하고 있는데, 계절근로자제도는 법무부와 지자체 관할이므로 이들이 정보를 주지 않으면 노동부는 어느 농가에서 누가 일하는지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근로감독 제대로 하지 않는 노동부가 계절근로자 농가 점검을 할리 만무하다. 더구나 계절근로자 도입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 더더욱 근로감독은 어려워질 것이다.
다섯째, 미등록 체류 방지를 위해 과도한 통제가 가해질 것이다. 현재 시범사업에 있어 법무부와 해당 지자체의 최대 주안점은 계절근로자들의 미등록 체류 방지인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휴일에 자유로운 이동을 통제한다거나 임금을 제때 주지 않고 몰아서 주는 등의 불법적 통제를 할 수도 있다. 양구군 보도자료에는 “불법체류를 방지하기 위해서 (필리핀) 딸락시(市)는 출국 전에 근로자들에게 한국과 양구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불법체류를 방지하기 위해 불법체류 시 불이익 등에 대해 사전 설명은 물론 근로자들의 보유재산에 대한 근저당 등 담보권을 설정할 계획이다.”라고 되어 있다. 미등록 체류를 막기 위해 담보권까지 설정하는 것이 법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다. 담보를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설정한 것인지 공개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를 양구군이 요청했다면, 인력 사용을 위해 기본적 인권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고용허가제 농촌 이주노동자는 이주노동자 가운데에서도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수차례 있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적은 휴일, 노동법 미적용, 폭언, 열악한 주거시설 등 노동착취와 인권침해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먼저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 없이 다른 형태로, 그것도 초단기 노동인력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 정부는 잘못된 제도가 잘못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전에 제도도입을 즉각 중단하고, 농촌 이주노동자의 인권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2016. 5. 4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아시아의창, 연구공간 수유+너머,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TAW(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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