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사람이 죽어간다, 오먼 씨를 석방하라!

[성명] 사람이 죽어간다, 오먼 씨를 석방하라!

지난 10월25일 오후2시경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중이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오먼(39)씨가 목을 메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다행히 다른 보호외국인이 비교적 빨리 발견하여 제지하는 바람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4시간 가량 정상적인 의식을 찾지 못하고 누워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화성외국인보호소 측은 의사가 간단한 검진과 주사처방만 시행한 후 오먼 씨를 그대로 방치해놓았다. 뇌나 다른 장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외부병원으로 이송하여 정밀진단하는 등의 후속조치는 없었다.

오먼 씨는 이미 지난4월경 부터 단식과 절식을 오가며 보호소측에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던 사람이다. 그 결과 보호소에 들어오기전 105kg이 넘는 건장한 체구였던 오먼 씨는 현재 60kg까지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워 휠체어에 의지해야 이동할 수 있는 상태이다.
오먼 씨는 사건이 있기 사흘전부터는 물조차 마시지 않는 극한 단식을 진행해왔다.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이미 충분한 상태 였음에도, 오먼 씨의 말에 따르면 보호소측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먼 씨는 지난 2003년에 산업연수생으로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경북 고령의 한 금속가공업체에서 일을하던 이주노동자이다. 코리안드림을 안고 부푼마음으로 들어온 한국생활 이었지만 입사한지 한달 여만에 회사 기숙사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게 되었다. 회사는 두 차례의 수술을 해주긴 하였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수술 후 회사로 복귀 하여 처음에는 금속파편이 튀지않는 다른 업무로 전환 되었지만 일년 후 다시 금속가공업무로 보내졌다. 그 문제로 갈등을 빚다 오먼 씨는 결국 회사에서 해고되었다.
한쪽 눈이 안보이는 오먼 씨가 다른 곳에서 직장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건설현장 등을 전전하던 그는 2008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산업재해보상신청을 해보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연관성이 없다며 산재승인을 거부하였다.
그 후에도 오먼 씨는 몇차례 회사를 찾아가 조금의 보상이라도 받고자 했으나 이미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오먼 씨에게 회사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으로 그를 쫓아 냈을뿐이다.

오먼 씨는 한국에서 다친 눈이고 고향 우즈벡에서는 의료기술이 높지 않으므로 한국에서 수술해서 회복하고 싶어한다. 수술이 어렵다면 고향에 돌아가서 장애인으로 살게 되더라도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보상금을 받고 싶어한다. 물론 오먼 씨가 회사나 정부를 상대로 법적인 권리를 요구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후이고, 제소기간이 만료되었다. 오먼 씨는 마지막으로 회사 사업주의 인간적인 선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는 오먼 씨의 기대가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오먼 씨를 소위 ‘보호’하고 있다는 한국정부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오먼 씨를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는가? 생명이 점점 사그라들어가고 있는 오먼 씨를 붙잡아 놓고 무엇을 보호해주고 있다는 것인가? 그리고 오먼 씨를 이대로 강제추방해서 얻을 수 있는 당신들이 말하는 ‘국가이익’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오먼 씨 같은 억울한 피해자들이 해외에서 점점 늘어나는 것이 ‘국익’인가?

인권은 법적권리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법이 있기 전에 인간이 있다. 회사의 기숙사를 청소하는 것이 개인이익을 위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13년 전 일어난 그 사고로 한 젊은이가 시력을 잃고 일자리도 잃게 되었다. 그리고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상태로 이제 강제추방을 앞두고 있다. 그가 비록 외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얻게 된 이런 모든 불행 들을 그와 그가 태어난 나라의 사회에게 오롯이 책임지우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일까? 법무부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6년 11월 1일

 

경기이주공대위 및 기자회견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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