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주의 시대》④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낸 탄핵 인용, 이주노동자에게도 역사적인 사건이 되려면

이주의 시대》 <12장_이주민과 정치>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낸 탄핵 인용, 

이주노동자에게도 역사적인 사건이 되려면

역사적인 날이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부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결정 선고가 전국으로 생중계 되었다.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동에는 탄핵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초조함과 기대감을 안고 모였다. 이정미 재판관은 결정문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

이 날이 오기까지 열아홉 번의 집회가 열렸고, 그 사이 1,600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

지난 대선에서 나는 박근혜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지지 않았다. 문득 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수 없는 이주노동자들은 오늘의 결과에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혹은 느끼지 못했을까?

도서 《이주의 시대》 제 12장 <이주민과 정치>는 이주 관련 정치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국제 이주는 다문화 정치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이주민은 스스로 독자적인 정치적 행위자가 될 수도 있고, 정치적 무관심주의를 표방할 수 있으며, 정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한편 국제 이주는 정치적으로 주변부에 속하며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정치적 참여 가능성이 박탈된 채 증가하는 결과를 야기하기도 한다고 했다. 저자는 이주민들의 모국 정치에 대한 관심이 이민 수용국 내에서 종족적 소수자 집단의 이익을 둘러싼 동원으로 이동한다고 했다. 만약 시민권 획득을 거절당하거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할 통로가 제공되지 않아 정치적 참여가 거부당할 경우 이민자들의 정치는 전투적 형태를 띨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더불어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주변화하며, 차별로 인해 정치적 생활에서 배제된다면 이들은 기존의 정치 구조에 장차 커다란 도전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4년 10개월이라는 한정된 체류기간을 가진 비시민권자인 이주노동자들은 그들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거와 공공정책 특히 이민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모든 사람’이 공사 영역의 차별없이 정치에 민주적 참여가 가능한 사회만이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분명 대한민국 역사상 매우 중요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민의 힘’으로 탄핵을 이끌어냈다고 환호하고 있을 때, 4년 10개월 후에 본국으로 돌아갈 ‘인력’으로만 인정되는 이 땅의 많은 이주 노동자들에게 또한 역사적인 날이 되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도서 《이주의 시대》 12장에서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원 유엔인권정책센터 활동가

단체에서 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현지 사전정보제공 사업을 담당하고 있고 본국으로 귀환하는 이주 여성의 자립에 관한 사업도 한다활동의 주요 키워드는 여성노동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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