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주의 시대》① 국가 발전의 견인 주체가 배제되는 사회

VOM이 만난 이달의 책 | 1993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정책 입안자, 학자, 언론인의 국제이주 관련 필독서이자 정치학 및 사회과학 강의 교과서로 널린 읽히고 있는 스티븐 카슬, 마크 J. 밀러 공저 <이주의 시대(The Age of Migration)>를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이주의 시대① <4장_1945년 이전의 국제이주> 

국가 발전의 견인 주체가 배제되는 사회 

21세기 한국의 이주 정책은 1945년 독일 정책의 복사판

가원 유엔인권정책센터 활동가

오늘날 한국의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노동자격을 취득하고 있다인종차별철폐에 관한 국제협약의 국가 이행을 심의하는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2년 한국에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최장고용기간을 4년 10개월로 제한하고 3개월 출국 후에만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5년간의 계속적인 체류를 요구하는 영주권 취득을 사실상 봉쇄한다는 점에 대해서 우려한다.”

21세기 한국의 이주 정책은 1945년 독일의 정책과 유사해

도서 <이주의 시대> 4장은 식민주의와 공업화에서 노동이주가 수행한 역할을 소개하고 있다국가의 이주 정책은 역사적 선례에서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한국의 현재 이주 정책은 1945년 이전 독일의 정책과 유사한 점이 많다예컨대 외국인 노동자은 계절노동만 할 수 있었다던가피부양자를 데리고 올 수 없었음은 물론 매년 몇 개월씩 독일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노동을 할 수 있는 분야도 지정되어 있었고독일인 노동자에 비해 급여와 조건 면에서 열악했다고 한다노동 계약을 위반한 자는 구금 또는 강제 퇴거를 당했는데 외국인에 대한 막강한 경찰의 권한과 조치는 임금을 낮추고 분절 노동시장을 만들려는 의도로 활용되었다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주체이지만 사회에 참여할 권리는 없는 이주노동자

 

당시 독일의 이주노동 정책은 21세기 한국의 상황에 비춰볼 때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어딘지 모르게 쓰린 데가 있다그때도 지금처럼 많은 이주자는 위험한 조건 속에서 이동했고 보다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이 좌절될 지라도 이주를 감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주노동자가 국가의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지만이주한 사회에의 참여를 위해 주어져야 하는 권리를 부여받기란 과거에도 현재에도 도통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이 지점에서 오늘날 이뤄지고 있는 이주와의 중대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두에 언급한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정부에 현재의 기간 제한적이고 경직된 체류허가 및 비자 제도의 결과로 한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미등록이 되고그들과 그의 가족이 어떠한 서비스에 대한 권리와 접근을 향유할 수 없게 된다는 점작업장에서의 근로감독이 노동환경 확인보다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색출을 목적으로 하고단속이 강화되어 강제추방건수가 증가하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다. 4장을 읽고 다시 국제기구의 우려사항을 읽어보니 과연 내가 2016년을 살고 있는지, 1945년 이전의 공업화 국가로의 노동이주의 시대를 사는지 구분이 어렵다그게 아니라면 내가 너무 비관적인 독서를 하고 있는건지 자문해 볼 일이다.

 

가원 유엔인권정책센터 활동가

단체에서 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현지 사전정보제공 사업을 담당하고 있고 본국으로 귀환하는 이주 여성의 자립에 관한 사업도 한다활동의 주요 키워드는 여성노동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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