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현장|이주노동자 기숙사 문제 해결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촉구 기자회견

이주노동자 기숙사 문제 해결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촉구 기자회견
“일터 옮길 자유도 없는 이주노동자, 아직 임시가건물에 산다”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사진 | Darwish Musab/무열 기자 (이주민방송MWTV)

 

<기자회견문> “일터 옮길 자유도 없는 이주노동자, 아직 임시가건물에 산다” 

 

작년 12월 20일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故누온 속헹씨가 한파 속에 차가운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지 벌써 5개월이 넘었다. 이 비극적 사건은 21세기 대한민국 땅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비닐하우스 안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등 임시가건물에 살면서 열악하기 짝이 없는 주거 환경으로 고통받는 현실을 다시금 생생하게 세상에 드러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는 오랜 외침이 더욱 크게 한국사회에 울려 퍼지게 되었다.

 

이주노동자와 이주인권단체들은 직접 숙소를 찍어서 실태를 드러내고자 지난 4월 14일부터 오늘까지 사진전을 개최하였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고, 온라인 사진전(http://ijunodong.org/house/)에도 접속자가 넘쳐났다. ‘이주노동자도 사람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인간다운 숙소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기준이고 합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라서 비인간적이고 열악한 숙소에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십수년 동안 절박하게 외쳐진 요구에 대해 정부와 사업주는 제대로 화답하지 않았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비닐하우스 내 임시가건물 금지’, ‘그 외 임시가건물은 지자체에 신고할 것’, ‘숙소 개선 일부 지원’, ‘개선 유예기간 부여’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주거권 보장이라는 원칙하에, 비주거용 임시가건물은 모두 규제하고 정부와 지자체, 사업주가 제대로 된 숙소를 책임질 것, 사업주가 월세장사 하게끔 조장하는 숙식비 징수지침은 폐지할 것,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할 것,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공적인 숙소 대안을 마련할 것 등과 같은 우리의 근본적 요구에는 너무나 모자라다.

 

심지어 정부 대책이 시행되자 일부 사업주가 개선을 한답시고 노동자 숙소를 인근 주택, 아파트 등으로 옮겨 1인당 숙소비를 훨씬 올려 받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숙소 개선의 비용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부담지우는 것이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도 정부의 숙식비 지침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니 9월 1일까지 부여된 유예기간이 지난 후 점검했을 때 과연 얼마나 주거 환경이 개선되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주노동자가 자기 의사대로 일터를 그만두고 옮길 수 없는 것이 사업주에게 노동자가 구조적으로 종속되고 노동, 주거환경 개선이 안되는 가장 큰 제도적 문제이다. 사업주는 아쉬울 것이 없이 노동자를 계약기간 내내 붙잡아둘 수 있기 때문에 노동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사업장 변경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한 이주노동자는 무권리 상태에서 일만 해야 하고 부당한 처우도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실질적인 강제근로이고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에 위배된다. 이주노동자와 이주인권단체들이 이미 작년 3월에 위헌소송을 제기해 놓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본적 권리도 무시하면서 사업장 변경 제한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가 사회적으로 커지면,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사업장 변경 사유를 추가하는 미봉책만 실시했다. 이번에도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비닐하우스 또는 건축법 제20조, 농지법 제34조 등을 위반한 가설 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한 경우’를 사유에 추가시키는 것에 그쳤다. 도대체 정부는 언제까지 띄엄띄엄 실효성 없는 임시방편만 계속할 것인가. 노동인권을 무시하는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일터 옮길 자유도 없는 이주노동자, 아직 임시가건물에 살고 있다. 이주노동자가 내국인이 하지 않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제도적 구조적 차별을 당하는 현실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이주노동자는 기계가 아니고 머슴이나 노예도 아니다.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노동과 주거의 권리를 이주노동자에게만 예외로 두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금부터 고용허가제 실시 17년을 맞이하는 8월까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위해 청와대 앞 이주노동자 1인 시위, 서명과 인증샷, 노래이어부르기 등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캠페인, 거리 문화제 등을 통해 행동할 것이다.

이주노동자 기숙사 문제 해결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을 다시금 강력하게 촉구한다.

 

  • 사람답게 살 수 없는 비주거용 임시가건물은 모두 규제하라!
  • 정부와 지자체, 사업주가 제대로 된 숙소를 책임져라!
  • 사업주의 월세장사 조장하는 고용노동부의 숙식비 징수지침 폐지하라!
  •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주거권 보장하라!

 

 

2021526

이주노동자 기숙사문제 해결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촉구 기자회견 참가단체 일동

(이주노조(MTU), 민주노총,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기숙사산재사망대책위)

목록으로
메뉴, 검색 닫기